미국 NIH 보고서… 여성 2천764명 DNA 분석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생물학적 연령(Biologic age)'이 실제 나이보다 높을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언뜻 당연한 말 같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이 두 가지 연령의 이격도에 따라 발암 가능성이 얼마나 커지는지를 세밀히 분석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www.nih.gov)에 공개된 NIH 보도자료에 따르면 생물학적 연령이 실제 나이를 5세 초과할 때마다 유방암 위험은 15%씩 커진다고 한다. 다시 말해 5세 많으면 15%, 10세 많으면 30% 상승한다는 뜻이다.
이 연구보고서는 같은 날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
생물학적 연령은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반응을 토대로 산출한 일종의 시간적 척도다. 인간의 성장과 노화가 똑같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연령대별 신체기능과 건강상태를 비교 평가하는 데 쓰인다.
DNA 메틸화란 CpG 염기서열 중 시토신(cytosine) 염기에 주로 생기는 메틸기 화학 공유결합 변형을 말한다. 메틸화 정도가 높을수록 전사는 더 많이 억제된다.
이번 연구를 실제로 수행한 곳은 NIH 산하 환경보건과학 연구소(NIEHS)다.
연구팀은 생물학적 연령이 환경 노출과 연관돼 있다고 봤다. 사실이라면 생물학적 연령이 질병 위험을 예고하는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생물학적 연령을 산출하는 덴 '후생적 시계(epigenetic clocks)'로 통하는 세 가지의 각기 다른 척도를 썼다. 이 시계로 DNA상 특정 위치의 메틸화 정도를 잰 것이다.
연구에 사용한 DNA는 '자매 연구(Sister Study)' 프로그램에 등록한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여성 5만여 명의 혈액 샘플에서 나왔다. 유방암의 환경적, 유전적 위험 요인을 찾기 위해 NIEHS가 앞장서 추진한 사업인데, 연구팀은 이중 암에 걸리지 않은 2천764명의 DNA를 검사했다.
이 연구소의 분자유전역학 책임자이자 보고서의 교신 저자인 잭 테일러 박사는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 연령이 높으면 유방암 위험이 커지고, 반대로 낮으면 작아진다"면서 "하지만 환경 노출과 생활방식이 생물학적 연령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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