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전망 좋은 대형 인수 희망하지만 가격 비싸…나는 아직 젊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투자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88)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순익이 크게 줄고 특히 4분기에는 254억 달러(약 28조5천7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형 인수를 희망하고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23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254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전체로는 40억 달러의 순익을 냈다. 이는 2017년 449억4천만 달러의 순익에서 많이 감소한 수준이다.
WSJ은 버핏 회장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가 지난해 최악의 해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요 투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즈 투자에서 2017년에는 29억 달러의 순익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27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CNBC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크래프트하인즈 투자와 관련해 30억 달러를 상각(償却) 처리했다고 전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최근 150억 달러를 상각 처리하는 한편 배당금을 축소했으며, 회계처리와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혀 주가가 급락했다.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나 손실도 순익 계산에 반영하도록 변경된 미국의 회계규정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순익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과도한 유동성 가운데 많은 부분을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사업에 돌리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단기적인 전망은 좋지 않다. 장기적으로 전망이 좋은 비즈니스(기업)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라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과 단기채권 형태로 1천120억 달러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그럼에도 우리는 대형(elephant-sized) 인수를 계속 희망한다. 88~95세의 연령대에서, (88세인) 나는 젊은 사람이고, 그런 전망(대형 인수)은 내 심장을 더 빠르게 고동치게 한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그러나 자신을 이을 후계 구도에 대한 말은 아꼈다.
지난해 초 그레그 아벨을 비보험 부회장으로, 아지트 자인을 보험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던 버핏 회장은 "두 사람에 대한 승진 결정은 뒤늦은 것이었다"면서 "내가 혼자 (투자) 운영을 감독할 때보다 (두 사람의 도움으로) 버크셔 헤서웨이는 훨씬 더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아벨과 자인 가운데 한명이 버핏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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