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외라인 총출동…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비슷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국빈방문을 위해 전용열차에 몸을 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하는 이들은 제1차 회담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을 알리며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수행원으로 호명했다.
이번에 수행하는 김영철·리수용 부위원장, 리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부상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과 함께한 인물로 북한에서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실세들이다.
김영철 대남담당 부위원장은 통일전선부장으로 대남업무를 총괄하지만, 북한이 작년 남북관계를 매개로 정세를 풀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카운트파트로 부상하며 김 위원장의 대외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스위스 대사를 지내며 당시 현지에 유학한 김 위원장의 돌봄이 역할을 한 리수용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국제부장을 겸하면서 사회주의권 국가와 외교 뿐 아니라 대서방 외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남측의 외교부 장·차관으로 여겨지며 두 사람 모두 대미외교에 익숙하며 핵 협상에도 오랜 기간 관여한 전문 외교 관료다.
북한에서 인민무력상은 군부의 대외업무를 도맡는데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싱가포르 때에 이어 이번에도 베트남행 열차의 티켓을 받았다.
북한이 1차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대표단을 구성한 것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작년 6월 열린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연속선에서 치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에도 함께 하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해부터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과 미국 대통령을 만나며 정상외교에 시동을 건 '오빠'와 발걸음을 같이해왔다.
김 제1부부장은 이번에도 현재 하노이에서 미국, 베트남 측과 의전 협의를 벌이고 있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도움을 받으며 김 위원장을 아주 가까이서 챙기는 비서실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번 북미정상회담 수행단에는 김평해 부위원장과 오수용 부위원장이 이름을 처음 올려 눈길을 끈다.
김평해 부위원장은 당에서 간부부장을 맡아 내각 등 행정 관련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오수용 경제 담당 부위원장은 경제부장으로서 경제업무를 총괄한다.
김 위원장은 인사와 경제를 담당하는 고위 간부를 동행함으로써 이들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경제발전 청사진과 미국과 베트남 등 대외관계 방향성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경제발전을 꿈꿀 수 있는 상응조치를 내놓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베트남식 경제발전모델을 전수한다면 북한에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두 사람의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미국, 북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김평해 부위원장은 그에 따른 결과물을 향후 내각 등의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보이며, 오수용 부위원장도 이를 바탕으로 경제정책 청사진을 만들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의제 협의에 나섰던 최선희 부상은 이번 협상에서 발을 빼면서 한걸음 물러난 듯 보였지만, 실무진 중 유일하게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려 여전한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