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출입·음주운전…LG 트윈스, 시작 전부터 '난파선'

입력 2019-02-24 16:13  

카지노 출입·음주운전…LG 트윈스, 시작 전부터 '난파선'
구단 관리 실패·선수 프로 의식 결여…LG팬만 '상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시즌 시작 전부터 이렇게 잡음을 낸 팀이 그해 좋은 성적을 낸 경우 극히 드물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현재 항해 중 폭풍우를 만나 부서진 난파선에 가깝다. 항구를 떠나 돛을 편 게 지난 1일이었으니 불과 한 달도 안 됐다.
LG는 호주 시드니에서 1차 전지훈련을 치르던 지난 11일, 선수 4명이 카지노에서 오락을 즐긴 장면이 사진에 찍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LG 구단은 선수들이 거액의 도박을 즐긴 게 아니라 1인당 최대 우리 돈 40만원으로 심심풀이 차원의 오락을 즐겼다고 해명했다. KBO는 18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LG 구단에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하고, 카지노에 출입해 베팅한 선수 3명에게 품위 손상을 이유로 엄중 경고했다.
KBO의 징계가 내려진 지 일주일도 안 돼 이번엔 LG 소속 선수의 음주 사건이 터졌다.
내야수 윤대영(25)은 24일 오전 8시 10분께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운전하다가 차를 도로에 세운 채 안에서 잠들었고, 순찰 중이던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이 윤대영을 깨워 음주 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06%로 측정됐다. 윤대영은 잠에서 깨다가 브레이크에 올려 뒀던 발을 실수로 떼 앞에 서 있던 순찰차 후미와 접촉하는 사고도 냈다.
전날 호주 1차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윤대영은 2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명단에서 빠지자 좌절감에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출입에 이어 음주 사건마저 나오자 야구팬들은 '또 LG냐'란 반응을 보였다. LG 선수들의 도덕 불감증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게 중론이다.
도박과 오락의 경계선에서 벌어진 카지노 출입 해프닝에서 팬들은 '이해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건엔 관용을 베풀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리츠)가 2016년 말 서울에서 낸 음주 뺑소니 사고로 정식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우리 사회의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전에 드러나지 않은 강정호의 두 차례 음주운전 이력이 정식 재판으로 넘겨진 중대 사유가 되긴 했지만, 우리 사회는 공인에게 좀 더 엄격한 도덕 기준을 요구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강정호가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2017년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2018년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했지만, 이런 일이 특정인에게만 벌어지는 불행한 일로 치부하는 시각은 바뀌지 않았다.
LG 좌완 윤지웅이 2017년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KBO의 7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윤지웅은 지난해를 허송한 뒤 방출돼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게다가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강화한 '윤창호 법'이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본격 시행된 터라 이번 윤대영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과 야구팬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준엄할 수밖에 없다.


불과 2주 사이 야구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LG 트윈스 구단은 선수 관리 실패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카지노 출입 파문을 겨우 봉합한 뒤 심기일전해 오키나와에서 실전을 앞둔 마당에 LG 팀 분위기는 또 한 번 쑥대밭이 됐다.
LG 특정 선수들의 프로 의식 결여는 사태를 악화한 주원인이다.
구단이 아무리 클린 베이스볼을 강조하고 불법 도박·음주 운전 폐해를 교육한다고 해도 이미 성인인 선수들이 프로라는 자부심과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교육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과 선수의 책임감 결여가 낳는 폐해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상처로 남는다.
연거푸 터진 추문은 뜨거운 여름에도 유광점퍼를 입고 LG 트윈스의 '가을 야구'를 염원하는 열성 쌍둥이 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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