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선 친러 '사회주의자당' 선두, 친서방 '민주당' 2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낀 동유럽 소국 몰도바에서 24일(현지시간) 총선이 치러졌다.
101석 의회를 구성할 4년 임기의 의원들을 선출하는 선거다.
타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2천100여개 투표소가 일제히 문을 열었으며 약 320만명의 유권자가 저녁 9시까지 투표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51명의 의원을 지역구제로, 다른 50명 의원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비례대표제로 선출하는 혼합형으로 실시된다.
선거에는 모두 14개 정당과 1개의 정당 연합체가 참가하고 있다.
사전 여론조사에선 러시아와의 밀접한 관계를 주장하는 야당 '사회주의자당'이 우위를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집권 연정을 이끄는 친서방 정당 '민주당'은 2위로 밀렸다.
집권당의 무능과 부패를 비판해온 '존엄과 진실 강령당'(PPDA)과 '행동과 연대당'(PAS)이 구성한 정당연합 ACUM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 친서방-친러시아 세력 간 갈등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16년 11월 결선 투표 끝에 대통령에 선출된 친러시아 성향의 이고리 도돈(사회주의자당 출신)은 친서방 정책을 추진하는 파벨 필립 총리(민주당 출신) 내각과 줄곧 갈등을 빚어 왔다.
여기에 친서방 정책을 지지하는 정당들도 서구화 정책의 속도와 범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서로 대립하고 있다.
급진 성향의 친서방 야당은 필립 총리 내각이 2014년 6월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협정 이행을 늦추고 있다며 현 내각을 비판해 왔다.
몰도바는 총리가 주로 내정을 책임지고 대통령은 외교권과 군 통수권을 갖는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정치 체제를 취하고 있다.
현 집권 연정은 EU와의 밀접한 관계를 주장하며 몰도바가 다시 러시아권으로 들어가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 세력의 부패 스캔들과 민주주의 악화는 친서방 연정의 주장을 약화하고 있다.
전(前) 사회주의자당 지도자로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도돈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이 정권 유지에 집착한다면 자신의 지지자들이 대규모 저항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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