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과 다과…"선조들 있었기에 우리가 이곳에 있어"
'여군으로 독립운동' 오희영 지사 손녀도 여군…"할머니 길 좇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5일 오후 2시 30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초청해 다과를 함께 했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지난 100년을 밑거름으로 삼아 나아가는 새로운 100년의 시작 앞에서 한반도의 평화라는 새 역사를 꿈꿔본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여러분이 앉은 자리는 조국을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은 선조들이 물려준 당당한 자리"라며 "이제 여러분들이 빛나는 미래를 이끌 차례"라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세종실 벽에 걸린 사진을 언급하며 "독립유공자 후손 여러분을 초청한 이 자리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충칭 임시정부 앞에 함께 한 임정 요인들의 사진을 걸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독립투사들의 업적을 차례로 언급하며 "엄혹한 시절에 생사를 넘나드는 투쟁을 이어간 사람들의 강철 같은 의지를 떠올려본다"며 "가족의 안위보다 조국의 독립을 얻는 쪽을 택한 이들의 고통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후까지 희망을 놓지 않은 선조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 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역사는 과거를 딛고 미래를 향해 간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후손 여러분들이 자긍심과 희망을 갖고 선조들의 발자취를 이어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는 또 "이 곳(청와대)은 국민이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나랏일을 의논하는 곳이다. 안창호 선생은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모두 국민의 노복'이라고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다과회에는 1926년 식산은행과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투척하려다 불발된 뒤 일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자결한 나석주 의사의 후손을 비롯해 독립유공자의 후손 65명이 참석했다.
'부부 독립군'인 신송식·오희영 지사의 손녀로, 동명대 학군단(ROTC)을 거쳐 여성 소위로 임관한 신세현 씨는 "광복군으로 복무하며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할아버지, 광복군 창설 후 여군으로 입대해 독립을 위해 싸운 할머니의 길을 좇아 군인으로 살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군인이 되겠다고 결심하니 '국민을 위해 산다'는 말이 얼마나 무겁고 힘든 것인지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육자로 3·1운동에 참여한 한항길 지사의 후손이자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최유정 씨는 "문 대통령이 취임하며 국정과제로 언급한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가 진심이었음을 확인하고 있다"며 "선조들의 충정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 어린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고려독립청년당을 결성하고 투쟁한 애국지사 이상문 선생의 후손 이재우 씨는 "젊은 열망, 젊은 용기는 나라를 바꾸고 역사를 바꾼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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