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결과 나오면 반대파 불복·폭력 사태 확산할 듯
4년전 대선때 100명, 8년전 800명 사망…당국 비상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해 39명이 숨졌다고 현지 시민단체가 밝혔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1999년 군부 통치가 끝난 뒤 치러진 대선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엔 73명이 후보로 나왔으나 2015년 대통령에 당선된 군인 출신 무함마두 부하리(76) 대통령이 연임을 노리는 가운데 야당 인민민주당(PDP)의 강력한 후보인 아티쿠 아부바카르(72) 전 부통령이 도전장을 던져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해졌다.
70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선 상황실은 투표 다음날 이런 사망자 집계를 발표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에 낙선 후보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소요 사태가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대선 폭력사태로 인한 피해 상황을 집계 중이어서 피해자 수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나이지리아 남부 리버스, 아콰이봄 지역에서 폭력사태가 거셌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128명을 대선 과정에서 살인과 투표함 절도, 부정 투표 등의 위법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38점의 무기류가 압수됐고 누군가가 숨겨놓은 폭발물도 발견됐다.
리버스주에서는 폭력단과 나이지리아 군과의 총격전으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북동부 마이두루리주의 피난민 캠프에서도 몇차례 폭발이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라고스 등 나이지리아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의 상당수에서는 유권자 등록카드 식별기 등의 도착이 늦어져 투표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불태워지는 사진이 올라왔고, 투표를 방해받았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도 올라왔다.
문제는 선거 결과 발표 이후다. 역대 대선에서 패배를 수용하지 않은 세력의 불복으로 인한 폭력사태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2015년 대선에서는 선거 전후에 100명이 사망했고, 앞서 2011년 대선 당시에는 사망자 수가 800명에 달했다. 당시엔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 간의 대립 양상을 띠며 희생이 컸다.
선관위 측은 25일부터 집계가 시작돼 26일에는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수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대선은 당초 지난 16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와 개표 결과 집계용지 수송에 문제가 있다"면서 1주일 연기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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