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무릎 부상 털고 복귀할 때도 2홈런
(브레이든턴[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실력은 여전했다.
우려했던 '경기 감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늘 복귀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4년 만에 치른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도 그랬다.
강정호는 25일 오전 3시 5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연거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강정호의 성적은 2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이다.
강정호가 2회말 첫 타석에서 마이애미 우완 트레버 리처즈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월 솔로포를 쳤을 때, 동료 프란시스코 세르벨리가 다가와 한 마디를 건넸다.
"정호, 너는 8년 동안 쉬고 와도 홈런 치겠다."
경기 뒤 만난 강정호는 세르벨리와의 일화를 전하며 크게 웃었다.
세르벨리는 2016년 5월 7일, 강정호의 '부상 복귀전'을 떠올리며 강정호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15년,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고 승승장구하던 강정호는 그해 9월 18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1회초 수비 때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쳤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강정호는 길고 지루한 재활을 견뎠고, 부상으로 실려 나간 지 232일 만인 2016년 5월 7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부상 복귀전에서 강정호는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우월 투런포와 좌월 솔로포를 차례대로 쏘아 올리며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피츠버그 감독도 놀란 강정호의 연타석 홈런 / 연합뉴스 (Yonhapnews)
복귀전의 짜릿한 기억은 또 있다. 강정호는 2016년 8월 20일 마이애미전에서 2루에 슬라이딩하다 왼쪽 어깨를 다쳐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강정호는 그해 9월 5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대타로 한 타석 들어서서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선발 복귀전인 9월 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5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으로 폭발했다. 이날의 두 번째 홈런은 오승환을 상대로 쳤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여파로 2017년을 통째로 쉬고, 2018년 9월 29일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2년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고, 1타수 1안타를 쳤다.
비시즌에도 미국에 머무르며 야구에만 집중한 강정호는 곧 2015년 4월 5일 이후 1천423일 만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무대를 밟았고 2015년 3월 30일 이후 1천429일 만에 시범경기 홈런을 쳤다.
개인 첫 기록도 만들었다. 강정호가 시범경기에서 한 경기 2개 이상의 홈런을 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는 팀 동료마저 강정호의 '복귀전 활약'을 기억한다.
강정호는 "복귀전을 치를 때면 팬들이 기대하시는 게 있지 않은가. 홈런을 치려고 한 건 아니지만, 기분은 좋다"며 "팬들의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는 게 선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4년 만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복귀전에서 팬들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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