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기자 "걱정했던 경기 감각에는 문제없어"
(브레이든턴[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할 말이 더 생겼다."
MLB닷컴의 피츠버그 파이리츠 담당 기자 애덤 베리는 강정호(32·피츠버그)의 활약을 지켜본 뒤 연합뉴스 기자와 다시 만났다.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현장 취재한 연합뉴스는 경기 전, 베리 기자에게 강정호와 콜린 모란(27)의 '주전 3루수 경쟁'의 전망을 청했다.
강정호가 올해 처음으로 시범경기 출전을 앞둔 터라 베리 기자는 "경기를 통해 확인할 게 있다. 강정호가 '게임 스피드'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며 "강정호가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강정호는 마이애미전에서 2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땅볼 타구 3개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경기 뒤 다시 만난 베리 기자는 "강정호가 매우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는 건, 팀 트레이닝 스태프(토드 톰칙)를 통해 확인했다. 강정호는 최근 2년 동안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3경기만 치렀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오늘 경기를 보니, 그 우려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며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강정호의 움직임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강정호가 주전 3루수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2015, 2016년 피츠버그의 주전 3루수였던 강정호는 2016년 말 한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2년 가까이 빅리그 무대를 떠나 있었다.
피츠버그는 2018년 모란을 영입해 주전 3루수로 기용했다.
베리 기자는 "모란이 수염 때문에 나이 들어 보이지만 사실 매우 젊은 선수"라고 농담한 뒤 "강정호의 이탈로 3루수 고민이 많았던 피츠버그는 모란을 영입하면서 공백을 메웠다. 그 부분에 대해 피츠버그 구단은 모란을 높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모란은 지난해 144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77, 11홈런, 58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베리 기자의 말처럼 젊은 내야수라 발전 가능성은 더 크다.
하지만 강정호가 2015, 2016년의 기량을 되찾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베리 기자는 "강정호가 좋은 타격 능력을 지녔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2015, 2016년에는 수비 부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25일 첫 경기에서 예전의 강정호 같은 모습을 발견했다. 매우 좋은 출발"이라고 분석했다.
피츠버그는 2015년 강정호와 4+1년 계약을 했다.
1년 계약(2019년)을 연장하면 연봉 5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던 피츠버그는 바이아웃 금액 25만 달러를 지급하고, 강정호와의 계약 연장을 포기했다.
대신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제시하며 '최대 550만 달러(보장 금액 300만 달러, 보너스 250만 달러)'를 맞췄다.
음주운전 경력은 차지하고라도, 2년 동안 빅리그에서 단 3경기만 뛴 선수에게 재계약을 제시한 건, 모험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험을 택할 만큼 강정호는 매력적인 선수다.
베리 기자는 "구단도 많이 고민했다.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와 1년 계약한 뒤 '강정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줬다. 세 번째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호도 그 의미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두 번째 기회를 잡아야 하는 강정호가 매우 강렬한 인상을 심으며 2019년을 출발했다. 모두가 기대감을 가지고 그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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