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성인돼 액션 연기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고 연구해서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예전엔 너무 어렸으니까요."
10년 전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젊은 할아버지 차태현에게 '썩소'(썩은 미소)를 날리던 손자가 어느새 훌쩍 성장한 소년으로 돌아왔다. 배우 왕석현(16) 이야기다.
25일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과속스캔들' 때는 장면 장면으로만 기억이 난다. 내가 뭘 해서 어떻게 연기했는지는 기억아 안 난다"며 웃었다.
왕석현은 최근 종영한 MBC TV 주말극 '신과의 약속'에서 백혈병을 앓는 중학생 송현우를 연기했다. '신과의 약속'은 현우를 살리기 위해 도덕과 윤리를 넘어서는 선택을 하는 부모들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소재 자체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독특하기도 했어요. 기존에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는 못 봤던 것 같아요. 자칫 막장으로 빠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막장으로는 안 가게 할 거다'라고 하셨고, 실제로도 잘 이끌어주셔서 저도 거기에 맞게 연기를 했습니다."
왕석현은 극 중 아역이지만 성인 배역으로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극 중심에 남아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촬영 초반엔 사소한 실수라도 할까 봐 걱정했다"던 그는 "선배님들이 잘 챙겨줘서 마음 편히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매주 대본 리딩을 하는데, 박근형 선생님이 뭐가 좋았고 뭐가 아쉬운지 배우들에게 일일이 가르쳐주셨어요. 저한테는 '현우는 아파도 부모님께 알리는 성격이 아니니 슬퍼도 담담하게 넘어가라'라고 조언해주셨죠."
그러면서 "촬영장에 동생 역 기원이가 있었지만, 워낙 대선배가 많아서 여전히 막내 대우를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왕석현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연기를 쉬다가 작년 tvN 예능 '둥지탈출 시즌3'를 시작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프로 연기자로 진로를 결정한 그는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입학을 앞뒀다.
"쉬는 동안엔 학교생활에 집중했어요. 엄마가 학교생활도 인생에 필요할 거라고 조연해줘서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원래는 고등학교 입학 후 복귀할 생각이었는데 예상보다 제의가 빨리 들어와서 이르게 복귀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과속스캔들'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아직도 계셔서 감사하다"며 "빨리 성인 연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극 중 현우처럼 버킷리스트를 쓴다면 액션 장르극 연기하는 걸 제일 먼저 쓰고 싶어요. 액션 동작 하나하나 외는 게 어려울 것 같지만 매력적이에요. 롤모델은 황정민, 송강호 선배님이요. 어떤 역할을 해도 다 어울리잖아요.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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