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2] 트럼프-金 입성 전날 하노이는 '철통보안 태세'(종합2보)

입력 2019-02-25 19:52   수정 2019-02-25 20:01

[북미회담 D-2] 트럼프-金 입성 전날 하노이는 '철통보안 태세'(종합2보)
영빈관 및 주요 호텔에 군경·검색대·탐지견 등장해 시설 점검
北김창선, 김정은 도착 전날 멜리아 방문…'숙소' 최종점검 가능성



(하노이=연합뉴스) 이상현 김효정 정빛나 기자 = 베트남 북미정상회담(27∼28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하노이의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와 호텔을 비롯한 중요 장소의 보안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루 뒤면 양국 정상이 하노이에 입성할 예정인 까닭에 정상회담과 관련된 도시의 주요 시설들은 '비상 태세'에 돌입한 듯한 모습이다.
25일 오전 하노이 시내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 앞마당 주차장에서는 1시간45분 가량 군 병력의 폭발물 검사가 진행됐다.
5명 안팎의 군복 차림 남성이 차량에서 내려 소지한 장비들로 앞마당 주차장과 정원 구석구석의 폭발물 설치 여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다소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군인들은 무전기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탐지용 거울 등이 달린 길쭉한 손잡이의 장비로 주차돼 있는 차량 20여대의 밑과 에어컨 실외기, 곳곳에 설치된 분재·정원수의 안팎, 쓰레기통, 중앙 잔디밭 등을 꼼꼼히 살폈다.

화학물질 탐지 장비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배낭을 짊어진 군인은 정원에 배치된 여러 시설물과, 영빈관 부속 카페의 기자재에 있을지도 모를 화학물질의 흔적을 세세히 체크하기도 했다.
작업하던 군인들에게 "정상회담 관련 작업인가", "이곳에 화학물질 위험이 있는가" 등을 물었으나 미소와 함께 "미안하다"라는 답만 돌아왔다.
다만, 긴급한 관련 신고가 들어왔다기보다는 요인 방문 행사를 앞둔 점검 차원이라는 인상을 줬다.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군인들이 폭발물 여부를 점검하는 동안 바로 옆에서는 직원들이 분수와 계단 등을 도색하는 모습이 교차하기도 했다.
영빈관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의전 관련한 전반적인 준비를 위해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 북한 측 대표단이 줄곧 머물고 있는 숙소이기도 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숙소로 현재 멜리아 호텔이 유력한 가운데, 영빈관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날 영빈관에서는 양변기 교체 작업과 입구에서 붉은색 카펫의 길이를 측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멜리아 호텔에서도 보안 관련 긴장이 고조된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오는 26일부터∼3월 2일까지는 로비의 식당과 1층 바만 이용이 가능하고, 호텔 고층 라운지 바 등은 전면 폐쇄돼 일반 투숙객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오늘부터 이 호텔이 보안 구역(security area)로 지정됐다"면서 "정부 방침 때문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호텔 다른 관계자도 "보안 문제로 지금 다들 신경이 곤두서 있다"면서 "내일은 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베트남 정부 측 인력으로 보이는 사복 경찰 20여명도 호텔 로비에 추가로 배치돼 경계를 강화한 모습이었다. 경찰 탐지견 세 마리도 투입돼 정문을 중심으로 주변 화단과 차량 등을 수색했다.
비슷한 시각 호텔 정문을 중심으로 양쪽에는 소총과 헬멧으로 무장한 경찰 병력이 각각 한명씩 투입됐다.
멜리아 호텔에서는 경호원들을 통솔하는 '책임자'격인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다시 호텔을 점검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모습을 비췄다. 최근 수일간 멜리아 호텔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 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착 전날에 다시 호텔을 찾으면서 '위원장 숙소'에 대한 최종 점검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호텔 로비에서 계단으로 연결되는 1층에 위치한 '컨퍼런스 센터'에서 이동하는 북측 경호원 10여명이 포착됐다.
센터 시설 문 앞에는 레드카펫용 고리차단봉이 설치됐으며, 로비에는 검색대를 설치해 오후 4시께부터 호텔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안 검색을 거치도록 했다.

호텔 내부의 엘리베이터 6개 가운데 1개는 아예 작동이 중지됐고, 다른 하나는 로비층에서 탑승은 가능하나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는 없었다.
호텔 앞 인도와 맞은편에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알리는 대형 입간판이 설치됐으며, 호텔 진입로 화단도 새로 단장하는 등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편,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멜리아 호텔 로비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보기 위해 하노이까지 직접 여행을 왔다는 한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충북 청주에서 왔다는 박종호(64)씨는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 현장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싶어 친구와 둘이 9박 10일 일정으로 여행을 왔고, 기사를 보고 회담장과 숙소 후보지 근처에 숙소도 잡았다"며 "회담장에 직접 들어가지야 못하겠지만 역사의 현장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응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메트로폴 호텔도 투숙객이 아닌 사람들의 출입을 엄격 통제하는 모습이었다.
미측 실무진들이 대거 방문해 북측 관계자들이 둘러본 중앙정원 주변을 비롯한 호텔 구석구석을 점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중앙정원 주변 벽면을 꼼꼼히 새로 칠하는 도색작업은 오늘도 계속됐다.
북측 인사들이 점검했던 'VIP 차고' 내부를 미국 인사들이 들어가 점검하기도 했다.
김철규 부사령관은 오후에는 메트로폴 호텔에도 모습을 드러내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낙점되는 분위기인 JW메리어트 호텔에도 로비에 검색대가 설치됐고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한 수색작업이 이뤄졌다.
이날 호텔 정문에 경찰병력 3∼4명이 경계를 서기 시작했고, 보안 명찰을 착용한 베트남 당국자들이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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