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찬성률은 70∼80%선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쿠바가 24일(현지시간)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헌법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시행한 결과 투표율이 80%를 넘었다고 로이터·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국 2만5천개 투표소 현황을 분석한 결과 투표 마감 1시간을 남겨둔 이 날 오후 5시 현재 전체 유권자 800여만명 중 81.5%가 투표를 한 것으로 집계됐고 dpa가 전했다.
알리나 발세리오 선거위원회 위원장은 "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았다"며 좋은 날씨가 투표장에 나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개헌안에는 사유재산과 시장경제 첫 인정, 인터넷 개방, 국가평의회 의장 임기 및 연령 제한, 총리직 신설, 성(性) 정체성에 기반을 둔 차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산당 일당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도록 한 쿠바의 이번 개헌안은 전국인민권력회의(국회)가 작년 7월 초안을 마련한 뒤 같은 해 12월 최종안을 가결했다.
외국 및 쿠바의 분석가들은 개헌안의 찬성률이 70∼80%대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개헌안 투표의 예비 결과는 25일 나올 전망이다.
현행 헌법은 지난 1976년 560만명의 유권자중 97.7%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은 수도 아바나에서 투표한 뒤 "우리 쿠바 국민은 우리의 헌법과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권 퇴진 압박에 맞서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그는 "국가의 존엄성이 놀림을 당하는 베네수엘라를 보호하기 위해 투표한다"고 덧붙였다.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대통령 등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지원하는 구호 물품이 쌓인 콜롬비아 국경을 방문해 마두로에 대항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한 것에 대해 디아스카넬 의장은 "광대들 같다"고 깎아내렸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니카라과와 함께 '폭정의 3인방'이라고 비난한 바 있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쿠바의 이번 개헌은 "억압과 폭정을 은폐하려는 정권의 또 다른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hope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