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에 조폭 출신 연루…경찰에 금품전달 역할

입력 2019-02-25 15:55   수정 2019-02-25 18:15

버닝썬 사건에 조폭 출신 연루…경찰에 금품전달 역할
호남서 활동하던 '관심대상' 조폭…조직차원 개입은 아직 확인 안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 연루자에 폭력조직 출신 인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조직과 해당 인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난 바는 없으나 어떤 경위로 그가 관여하게 됐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측으로부터 민원 해결 요청을 받고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모씨는 호남지역 한 폭력조직 출신 조폭이다. 이씨가 속한 조직은 경찰이 '계보'로 불리는 위계구조를 파악해 범죄 동향을 살피는 대상이다.
다만 이씨는 최근까지 범죄와 관련된 활동이 있어 경찰이 첩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관리 대상'이 아닌 '관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관심 대상은 조직에는 속해 있되 불법행위와 관련해 별다른 활동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최근 조폭들은 과거처럼 큰 조직이 특정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기보다 소규모 인원으로 일종의 '지사' 개념인 '계열'을 만들어 여러 지역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권이 있으면 다른 조직 계열과도 손잡고 단기간 뭉쳤다가 목적 달성 후 흩어지기도 한다.
한때 국내 대표 폭력조직 중 하나였던 '범서방파'가 2016년 간부급 전원 구속으로 사실상 무력화되는 등 전통적인 조폭 활동이 위축되는 분위기여서 조직원들 역시 일거리가 떨어지면 일단 흩어져 '각자도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가 경찰의 관리 대상이 아닌 관심 대상으로 분류된 점을 보면,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계열 지시를 받아 버닝썬과 관련된 활동을 했다기보다 개인적 인맥을 통해 일자리를 찾았다가 이같은 상황에 연루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유흥업소 관리 등 과거 조폭의 주된 영역이었던 업종이 완전히 조폭 손을 떠난 것은 아닌 만큼, 유명 클럽과 관련된 사업에도 조폭 출신들이 일부 유입돼 각종 이권에 관여했을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버닝썬-경찰 간 유착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전직 경찰관 강모씨는 이날 언론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과정에서 조폭을 거론하기도 했다. 강씨는 이씨와 함께 경찰에 체포됐다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아 지난 23일 석방됐다.
강씨는 이날 서울경찰청을 찾아와 버닝썬 관련 내용을 취재 중이던 기자들에게 "제보자로 위장한 사람과 경찰, 현직 기자, 조직폭력배와 변호사가 공모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이 무서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며 "모든 증거와 자료는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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