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극우 정당과 제휴했다 국내외 집중 비난 직면

입력 2019-02-25 16:15  

네타냐후, 극우 정당과 제휴했다 국내외 집중 비난 직면
AIPAC 등 미 유대 단체 이례적으로 네타냐후 비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에 맞서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의석 확보를 위해 이스라엘판 '나치'당으로 불리고 있는 극우 정당과 제휴했다 국내외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딧'(유대권력) 및 유대가정당과 차기 총선 연대에 합의했으나 지금까지 그를 지지해온 국내 기반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이스라엘 지지세력들로부터 광범위한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오츠마 예후딧 지도부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폭력 대응과 이스라엘과 점령지로부터 아랍계 주민 추방, 유대인과 아랍계 주민 간 결혼 및 성관계 금지 등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을 지지해온 반(反)아랍 정당이다.
또 아랍 점령지 병합과 팔레스타인국 창설 부정, 예루살렘의 아랍과 유대 공동성지인 템플 마운트의 이스라엘 소유권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한 지도적 랍비는 이 정당을 '나치주의'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와의 불화를 조용히 처리해왔던 미국 내 친 이스라엘 그룹들도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제이 스트리트'(J Street)와 '평화를 위한 미국인', 개혁유대주의연합 등 미국 내 진보계 유대 단체들뿐 아니라 통상 이스라엘 내정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미국 내 최대 유대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와 미유대위원회 등도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정당 제휴를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2009년 이후 4선에 성공해 장기집권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그의 장기집권을 저지하려는 야권연대의 도전과 개인 비리에 대한 사법당국의 추궁으로 곤경에 처하면서 '소수 정당을 끌어들이는 마술사'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극우 정당과 제휴라는 악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제휴는 특히 이미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해외 유대 단체와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점증하는 반유대주의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유대 단체들의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총선에서 다수당을 확보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그동안 정치 변방의 극우 정당으로 외면받아왔던 오츠마 예후딧이 연정 참여 정당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스라엘 의회 정치의 특성상 소수 이념적으로 치우친 변방 정당이 연정구성에 결정적 영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연정구성을 위해 이들에게 괴도한 정부내 직책과 영향력을 허용해 왔다.
오츠마 예후딧 지도자들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강경 반아랍주의 랍비인 메이르 카하네의 제자임을 자칭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통파 랍비인 카하네는 미국 내 극우 유대조직을 결성하고 이스라엘로 건너가 극우정당 카흐를 세워 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카흐는 이후 이스라엘로부터 불법화됐으며 미국으로부터는 테러그룹으로 지명됐다. 카하네는 결국 1990년 맨해튼에서 아랍인에게 암살됐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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