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명 사상 대구 목욕탕 화재 다음 달 4일께 원인 나올 듯

입력 2019-02-25 17:12   수정 2019-02-25 21:20

91명 사상 대구 목욕탕 화재 다음 달 4일께 원인 나올 듯
소방당국 '전기적 요인'에 무게, 관련 의견 조사팀에 제시
경찰 "추가 수사로 책임소재 가릴 것"…아파트 응급복구 막바지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사망자 3명, 부상자 88명을 낸 대구 목욕탕 화재 원인이 이르면 다음 달 4일께 나올 예정이다.
25일 경찰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화재 발생 후 2차례 현장 합동 감식을 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불이 난 원인을 밝히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화재는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감식 결과 불이 시작된 남탕 입구 구둣방 벽 콘센트 내부에서 발열 흔적이, 천장·형광등 전기배선 2곳에서 단락 흔적이 각각 발견됐다.
당시 감식에 참여했던 소방당국은 조사팀에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과수는 현장에서 타고 남은 전선과 콘센트, 전기난로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정황을 뒷받침하는 각종 증거물을 수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화재 발생 전 주인이 자리를 비웠던 구둣방 안에 전기난로가 켜져 있었고 구두 광을 내는데 사용하는 휘발성 기름을 담은 용기도 4개가 있었던 점으로 볼 때 과열 등 다른 원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구 7층짜리 건물 사우나 불…2명 사망·부상자 늘어날 듯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번 화재 원인이 전기적 요인으로 밝혀질 경우 목욕탕 업주, 건물 전기시설 점검 위탁업체 등에 과실 책임 등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화재로 남자 탈의실에 있던 3명이 질식 또는 화상으로 숨져 상황에 따라 목욕탕 관계자들이 구조 소홀에 대한 책임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목욕탕 업주 등은 경찰 조사에서 "손님 대부분이 탈출한 것을 보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재 발생 당시 목욕탕 안 비상구 표시등은 켜져 있었고 천장에 설치됐던 자동화재 탐지 장치도 정상 작동해 비상벨이 울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해 책임 소재를 가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전기와 가스, 수도 공급이 끊겨 하루아침에 이재민 신세가 된 건물 5∼7층 아파트 주민 149명 대부분은 이번 주말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피해 주민 가운데 80명은 중구가 마련한 임시 대피소 2곳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친척 집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화재로 건물 구조에 중대한 결함은 없었지만 전기·통신시설 훼손, 오수관 일부 파손 등 문제가 발견돼 한국전력 등이 막바지 응급복구를 하고 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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