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끝없는 세상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무구함과 소보로 = 2015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은 임지은의 첫 시집.
등단 당시 임지은은 "비약과 질문을 좋아하고, 시간이 만들어놓은 무시무시한 질서를 뛰어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걸맞게 '무구함과 소보로'에서 시인은 현실에서 떨어져 나온 존재들을 대신해 예리한 질문을 던지고 천진한 상상력의 시공간을 펼쳐놓는다.
'꽃, // 나는 끝을 꽃으로 잘못 썼다 / 신기했다'('식물에 가까운 책' 부분)
문학과지성사. 159쪽. 9천원.
▲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안도현 시인이 가려 모은 65편의 시를 엮었다.
황동규, 이성복, 정희성, 김해자 등 거장부터 중견과 신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단을 이끌어가는 쟁쟁한 시인들의 빛나는 작품이 수록돼 있다.
안도현 시인의 해설을 통해 독자들은 또 다른 시적 질문과 만나고, 그에 대한 응답을 발견하면서 시를 읽는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어머니가 주신 반찬에는 어머니의 / 몸 아닌 것이 없다 //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주신 젓갈 / 매운 고추 송송 썰어 먹으려다 보니 / 이런, // 어머니의 속을 절인 것 아닌가'(이대흠의 '젓갈' 전문)
신철 그림. 모악. 172쪽. 1만2천원.
▲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 구리하라 유이치로가 엮은 하루키 소설 속 음악에 관한 전문가 리뷰.
록, 팝, 클래식, 재즈, 그리고 1980년대 이후의 음악 등 다섯 장르로 스무곡씩 엄선해서 다섯 명의 전문가가 리뷰했다.
등장하는 100곡 중에는 비틀스나 비치보이스처럼 하루키가 어렸을 때부터 즐겨들었으며 작품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대입시키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듀란듀란이나 보이 조지의 컬처 클럽처럼 작품에서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음악이나 뮤지션도 다룬다.
하루키 작품에 등장하는 곡을 수록된 앨범과 발표 시기, 그리고 어떤 작품에 등장했는지 페이지마다 실어 음악 가이드로서의 가치 또한 높다.
문승준 옮김. 내 친구의 서재. 280쪽. 1만6천원.
▲ 끝없는 세상 = 스파이 스릴러와 역사소설의 대가 켄 플릿의 장편. 전 3권이다.
12세기 잉글랜드의 가상 도시 킹스 브리지를 무대로 성당 건축이라는 필생의 꿈을 좇는 남자와 운명에 맞서는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대지의 기둥' 후속작이자 '킹스 브리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의 시점에서 150여년이 흐른 14세기 전반,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균열하는 암흑의 중세 속 험난한 파고에 휩쓸린 인간들의 이야기를 사실과 허구를 교직하며 역동적으로 그렸다.
에드워드 2세 죽음과 관련된 중대한 비밀이 담긴 서한을 묻은 젊은 기사 토머스와 영락한 기사의 두 아들 머딘과 랠프, 부유한 양모 상인의 딸 캐리스, 가난한 날품팔이꾼의 딸 궨다를 중심으로 14세기 암흑의 중세가 펼쳐진다.
한기찬 옮김. 문학동네. 616·572·544쪽. 각 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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