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고종 독살설 담은 지하신문 희귀본 '국민회보'도
부산박물관, 내달 1일 부산근대역사관에서 일반에 공개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3·1운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희귀자료 2점이 곧 일반에 공개된다.
부산박물관은 '조선독립신문 창간호'와 '국민회보' 2점을 최근 기부받았다고 26일 밝혔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김석동 씨가 작고한 부친(김장오 씨·1896년생)이 보관해 오던 해당 사료를 박물관에 제공한 것이다.
1919년 3월 1일 발행된 조선독립신문은 조선독립신문사가 서울에 있는 천도교 인쇄소 보성사에서 독립선언서와 함께 인쇄해 3월 1일 전격적으로 배포한 지하신문이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조선총독부가 한국인 발행 일간지를 모두 폐간시키자 일제 탄압을 피해 암암리에 발간, 배포된 것이다.
손병희, 김병조 등 민족대표 33인이 태화관에서 3월 1일 오후 2시에 독립선언한 사실과 민족대표 33인이 체포돼 서울 종로경찰서로 연행된 사실, 비폭력운동 방침 등 독립운동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독립신문 창간호는 활판 인쇄로 발행됐으나 제2호(3월 2일 자)부터는 등사판으로 발행됐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은 당시 창간호로 활판 인쇄된 1만 부 가운데 한 점으로 추정된다.
규격은 가로 19.4㎝, 세로 22.5㎝로 A4 크기보다 조금 작다.
부산박물관 한 관계자는 "조선독립신문이 그동안 전시된 사례는 다른 박물관에서도 있었지만, 창간호가 공개되는 것은 매우 드물었거나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회보는 1919년 3월 1일로 발행일이 적혀있는 필사본으로 발행처 미상의 지하신문이다.
일본에 의한 고종의 독살설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회보는 실물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일부 문헌에만 간접적인 기록으로 확인되고 있다가 이번에 실제로 그 존재가 확인됐다.
3월 1일로 날짜가 표기됐으나 지하신문들은 대부분 3·1운동이 벌어진 뒤 발행되었기에 이후 발행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송의정 부산박물관장은 "기증받은 사료는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더욱 큰 의미를 가지는 사료로써 향후 독립운동사료 전문가들과 협의해 그 가치를 명확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유물은 내달 1일부터 부산근대역사관(부산 중구 대청동)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저항×2- 3·1운동과 명정학교'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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