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격식없이 의제 관련 내밀한 협의할듯…트럼프 거론 햄버거 등장여부 관심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프라이빗 만찬(친선만찬)으로 하노이에서 1박2일 간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의 개막을 알린다.
AP통신과 백악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하노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겸한 일대일 만남에 이어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환영 행사와 저녁 식사로 본격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두 정상이 만찬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 테이블보다 한결 분위기가 부드러운 만찬 식탁에서 북미 지도자가 8개월여 만에 '재회'하게 되는 셈이다.
하루동안 이뤄진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당시에는 양측이 오찬만 함께했지만, 이번에는 이틀 일정으로 정상회담을 계획하면서 만찬 순서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동행하며, 김 위원장도 참모 2명을 데리고 나온다.
미국 측 인사를 고려했을 때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중요 자리에서 자신의 오빠를 근접 보좌해왔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만찬은 '회담 테이블'보다는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정상이 이튿날 본격적인 의제 협의에 앞서 내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하노이 현지에서 북미가 진행하고 있는 비핵화조치·상응조치 관련 의제 실무협상의 결과에 대해 양 정상의 입장 표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성과를 예고하는 자리도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만찬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첫 협의 일정이자, 정상회담 전반의 풍향계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 '기선'을 잡을지도 주목된다.
만찬 장소로는 북한과 미국의 의전 실무팀이 함께 점검했던 하노이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양 정상이 이곳에서 만찬과 함께 문화행사 관람 등의 행사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는 정상회담장으로 꼽혀온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만찬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호텔 측은 내부 중앙정원을 면하고 있는 '스파이스 가든'과 '클럽 바' 등 두 식당의 영업을 27·28일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뉴는 정상회담이라는 회의 형식과 전례를 고려했을 때 북한과 미국, 그리고 베트남의 요리를 조합한 음식들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에도 업무 오찬 전식의 경우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한국 궁중음식인 오이선, 싱가포르 등지에서 많이 먹는 케라부를 내놓는 등 '3국 조화'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핵협상'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1차 정상회담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햄버거'가 만찬 메뉴의 일부로 등장할 지도 관심이다.
햄버거라는 메뉴 자체가 격식 없이 편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패스트푸드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또 무엇으로 건배를 할지, 식사에 술을 곁들이게 될지도 주목된다. 술을 마시는 김 위원장과 마시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자리인 만큼 '논알코올' 음료로 건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또 만찬장에서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양 정상의 재회 세리머니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전용열차로 베트남 동당역 도착…환영인파에 웃으며 손인사 / 연합뉴스 (Yonhapnews)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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