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천여 명 시위에 지방정부 채굴 중단 조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2명이 사망하자 주민들이 셰일가스 채굴 때문에 발생한 인공지진이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채굴이 중단됐다.
26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명보에 따르면 쓰촨성 룽셴(榮縣) 지역에서는 지난 24일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전날에도 오전과 오후 각각 규모 4.3과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을 포함해 룽셴 지역에서 올해 발생한 지진은 모두 5차례에 이른다. 모두 규모 5.0 미만의 지진이었다.
전날 지진으로 주택 2층 베란다에 있던 룽셴 지역 주민 2명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추락해 사망했다.
주민들은 단기간 내에 이렇게 지진 발생이 잦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는 룽셴 지역의 셰일가스 채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2016년 셰일가스 발굴을 시작한 후 지진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채굴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지만, 당국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분노한 주민들은 전날 지방정부 청사로 몰려가 셰일가스 채굴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시위대의 규모는 한때 1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불어났고, 일부 시위대가 청사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결국, 룽셴 지방정부가 주민들에게 셰일가스 채굴을 중단할 것을 약속하고서야 시위대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셰일(Shale·혈암)은 지하에 넓고 얇게 형성된 진흙 퇴적암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함유하고 있다.
통상 시추공을 뚫은 후 모래와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뿜어내 암반을 깨뜨린 후 오일이나 가스 등을 퍼 올리는 '수압파쇄 공법'을 사용해 채굴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핵폭탄에 쓰이는 기폭장치 기술을 사용해 셰일가스 등을 채굴하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해 인공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쓰촨성은 중국 내 셰일가스의 3분의 1을 보유한 지역으로, 룽셴 지역을 포함해 쓰촨성 내 시범 채굴지역에 매장된 셰일가스만 5조1천800억㎥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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