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특사' 논란 줄어들까…이름뿐이던 사면심사위 재량 강화

입력 2019-02-26 12:37   수정 2019-02-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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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특사' 논란 줄어들까…이름뿐이던 사면심사위 재량 강화
중범죄자 사면제한, 미성년 자녀 둔 여성수형자 사면확대 등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정부가 26일 발표한 3·1절 100주년 특별사면의 주요 내용을 뜯어보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의견이 최종안에 실질적으로 반영된 점이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 차례 특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형식적인 운영에 그쳤던 사면심사위가 역할을 내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그동안 특사 대상에 누굴 포함하느냐를 둘러싸고 '물밑거래'나 '밀실' 논란이 일거나 금품비리가 불거지는 등 잡음이 많았는데, 이런 우려를 없애려고 사면심사위가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기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3·1절 특사 쌍용차노조·강정주민 등 4,378명…이석기·한명숙·이광재 사면 제외 / 연합뉴스 (Yonhapnews)
사면심사위는 사면법에서 법무부 장관 아래 두도록 규정한 법정 기구다. 법무부 장관은 사면안을 상신(上申·윗사람에게 의견을 보고)하기에 앞서 사면심사위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사면심사위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 내부위원 4명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민단체 인사 등 외부위원 5명으로 구성됐다.
외부 인사를 위원으로 둔 것은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미리 충분한 의견을 듣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그러나 2008년 사면심사위가 처음 운영된 이후 지난 정부 시기까지 사면심사위 운영이 형식에 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심사위원을 회의 당일 위촉해 한두 시간 심의하고 사례가 나오다 보니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지기 어려웠던 탓이다. 사실상 청와대와 정치권이 사면의 밑그림을 그려 놓고 사면심사위는 절차적인 역할만 담당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정부는 2018년 신년특사에 이어 이번 3·1절 특사에서도 사면심사위를 이틀간 열어 회의의 내실화를 꾀했다.
심사 과정에서도 위원들의 의견이 상신안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인도주의적 배려 차원에서 미성년 자녀를 둔 여성 수형자를 추가 사면대상으로 검토해 포함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특사에 포함된 어린 자녀를 둔 여성 수형자 4명은 애초 심사위에 상정된 특별배려 수형자 특별사면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형사범 대상자 가운데서도 중형을 선고받거나 죄질이 중한 범죄자의 경우 사면 심사를 엄격히 해 대상자를 최소화하라는 의견도 심사 과정에서 반영됐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심사에 참여한 한 위원은 "이틀간 실효성 있는 심사가 이뤄졌고, 원안에 없던 위원들의 추가 의견도 반영되는 등 위원회 운영이 실질적으로 이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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