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유역 11개 기초단체, 오염 가능성에 연대…임실·정읍 주민들, 광주시청서 항의집회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섬진강을 끼고 있는 전북·전남·경남지역 11개 기초단체가 오염된 토양을 전북 임실에 밀반입한 업체의 토양정화업 등록을 철회해달라고 광주광역시에 촉구했다.
광주광역시가 허가를 내준 광주의 A 업체가 오염된 토사를 정화해 되팔려는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임실군 신덕면의 한 폐공장을 인수한 뒤 12월 대구의 한 버스 정비업소에서 나온 토사 350t(25t 트럭 14대분)을 몰래 들여온 데 따른 공동 대응이다.
섬진강 환경 행정협의회 소속의 이들 지자체는 곡성·광양· 구례·순천(이상 전남), 남원·순창·임실·장수·진안(이상 전북), 하동·남해(이상 경남) 등이다.
협의회는 26일 임실 치즈테마파크에서 제37차 정기회의를 갖고 "오염 토양으로부터 섬진강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토양정화업 변경등록 취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이들 지자체는 ▲ 광주광역시장의 토양정화업 등록 즉각 취소 ▲ A 업체의 오염 토양 350t 즉각 회수 처리▲ 국회에 계류 중인 토양환경보전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협의회는 "섬진강댐과 주암댐 등 여러 댐이 건설되면서 하천 유지 수량이 급격히 줄어 하류 지역의 염해뿐만 아니라 수생생태계 환경을 악화시키는 등 각종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광주광역시가 옥정호에서 불과 2km 떨어진 임실군 신덕면에 토양 정화업을 허가해 준 것은 궁극적으로 주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업체가 정상 가동되면 폐수배출과 집중호우 시 오염 토양의 유출로 섬진강댐 및 하류 수계에 악성 오염물질이 유입돼 식수원의 오염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옥정호에는 멸종위기 법정 보호종 Ⅰ급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 멸종위기 Ⅱ급인 삵·잿빛개구리매·새호리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323-8호), 원앙(327호) 등이 서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은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환경부가 국가 습지를 추진하는 곳이지만 오염 토양 유입 위험으로 습지지정도 배제될 수 있다"고 협의회는 우려했다.
이와 별도로 임실군민과 정읍시민 500여명도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주광역시에 토양정화업 변경등록 취소를 재차 촉구했다.
협의회 회장인 심민 임실군수는 "진안군 데미샘에서 광양만으로 흐르는 섬진강이 오염된 토양 유입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자연적 가치를 보전,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 지켜내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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