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도박통제위원회, MLB의 시범경기 베팅 금지 요청 거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이제 막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시범경기를 스포츠 도박(베팅)의 대상으로 봐도 되는 걸까.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미국 네바다주(州)의 네바다 도박통제위원회(The Nevada Gaming Control Board·NGC)가 시범경기 베팅을 막아달라는 MLB 사무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 온라인판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네바다주 스포츠 베팅 목록에서 MLB 시범경기를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서면 요청서를 NGC에 최근 보냈다.
그러나 NGC는 "그간 스포츠 도박을 규제해 온 우리의 역사와 경험에 근거해 자격을 지닌 스포츠 도박 업체가 MLB 시범경기 베팅을 하지 않도록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MLB 사무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MLB 사무국과 우리는 승부 조작에 맞서 싸우고 스포츠의 진실성을 지켜야 할 공동의 목표가 있다"며 "함께 협력해 토론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 덧붙였다.
이미 네바다주와 뉴저지주 도박 업체는 27일 시범경기 예상 베팅표를 게재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5월 스포츠 도박의 허용 여부를 각 주에서 판단하라며 사실상 미국 내 전면 허용이라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빗장이 완전히 풀림에 따라 스포츠 도박을 그 전에 합법화한 네바다, 델라웨어, 몬태나, 오리건 등 4개 주에 이어 다른 주들도 스포츠 베팅 입법 작업에 한창이다.
연간 160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포츠 베팅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각 주 정부는 베팅 합법화에 따른 세금 징수로 재정 확충에 상당한 도움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MLB 사무국도 수익 증대 차원에서 작년 말 거대 엔터테인먼트·카지노 회사인 MGM 리조트와 다년간의 포괄적 제휴협약을 해 매일 열리는 MLB 경기에 스포츠 도박을 할 발판을 마련했다.
ESPN은 현재 8개 주에서 합법적으로 스포츠 베팅이 이뤄지고 있으며 아칸소주와 뉴욕주가 스포츠베팅 합법 입법안을 가결했다고 소개했다.
또 28개 주가 입법안을 올해 주 의회에 상정할 참이다.
MLB 사무국은 "시범경기에선 선수들이 기량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의 진실성을 해칠 높은 위험성을 수반한다"며 "네바다주 이외 다른 주에서의 스포츠 베팅은 그런 위험을 악화할 수 있다"며 시범경기 도박을 반대했다.
정규리그 개막일에 초점을 맞추는 선수들과 구단이 시범경기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특성상 MLB 사무국은 이 경기가 도박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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