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종로구청장 "8차로로 늘리고 통행량 분산해야"
서울시 "버스 정차 공간 별도 배정…대책 마련할 것"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새로운 광화문 광장 조성으로 이 일대 교통 정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광장이 속한 종로구의 고민은 깊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난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광화문 광장 조성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교통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계획에서는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 광장 조성 계획에 따르면 2021년 5월까지 현재 광장 면적이 3.7배(1만9천㎡→6만9천㎡)로 늘면서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는 5차로는 광장으로 모두 편입되고, 교보생명건물 앞을 지나는 5차로만 남는다. 서울시는 이를 왕복 6차로로 만들 계획이다.
광화문 앞에서 세종대로와 T자로 교차하는 율곡·사직로 역시 10개 차로에서 6개 차로로 줄어든다.
김 구청장은 "차로가 줄면서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하는 구간과 사직동 일대에 병목현상이 발생해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며 "특히 종로 서북권 주민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편도 3차로 중 버스전용차로를 빼면 사실상 2차 차로만 이용 가능한데 주말에는 각종 행사 차들이 차로를 점거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차로는 사실상 1개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최소한 편도 4차로, 왕복 8차로로 만들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행사할 때는 어차피 길을 막을 거라 광장 면적은 크게 중요치 않다. 도로에 버스 정차 공간(베이) 등 여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결책으로는 통행량 분산을 꼽으며 구체적 방안으로 ▲ 세검정에서 삼선교 쪽으로 터널 신설 ▲ 우정국로, 삼일대로, 새문안로 등 주변 교차로와 신호체계 개선 ▲ 우회도로 확장 등을 제안했다.
김 구청장은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가 구청과 상의하면 구청이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시가 구청에서 하는 얘기를 제대로 듣지 않는 것 같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주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으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주민들이 관광객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미 종로구 주민 사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최근 종로구청에서 열린 주민자치위원회 정례 회의에서도 교통 악화, 소음, 매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차로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대문 안은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돼 기존 도로를 6차로로 줄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광화문 광장 차로도 여기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버스 정차와 행사 차량 임시 주차를 위한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교통 대란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6차로는 주행 차로 기준이고 양방향으로 버스 정차 공간이 더 배정된다"며 "교통 대책과 시민 불편 우려에 대해서는 종로구와 계속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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