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 불미스러운 논란 반복돼…"내부 시스템 점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지가 많아선지 바람 잘 날이 없다. 연예계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가수들의 반복된 논란으로 거센 질타를 받았다.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빅뱅의 승리가 이번에는 투자자 성접대 의혹에 휩싸여서다.
26일 인터넷 연예매체 SBS funE는 승리가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투자자에게 성접대까지 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승리는 외국인 투자자 일행을 위해 강남의 한 클럽에 자리를 마련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 승리는 직원이 "케어 잘하겠다"고 하자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라고 성접대를 연상시키는 답을 했다. 채팅방 참여자들의 다른 대화에서도 성접대로 추정되는 내용이 오고 갔다.
그러나 YG는 본인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런 해명에도 종일 논란이 되자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승리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은 것은 앞서 버닝썬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승리는 최근 마약류 투약과 유통, 성범죄, 경찰 유착 등 각종 의혹으로 얼룩진 버닝썬의 사내 이사였다.
그는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저는 진짜로 한다"고 공공연히 홍보해왔다. 그러나 사건이 커지자 "실질적인 운영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그 때문에 이날 반박도 사실 여부를 떠나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같은 날, 군 복무 중인 빅뱅의 지드래곤도 진급 심사에서 누락해 현재 일병 계급이란 소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진급 지연이 논란거리는 아니나, 잦은 휴가에 시선이 쏠렸다. 지드래곤이 지난해 국군병원 1인실에 입원해 특혜 논란이 인 터라 누리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하루에 두 가수가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YG의 주가는 하락했고 이를 질책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YG 소속 가수들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재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11년 지드래곤이 대마초 혐의로 입건됐으나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며, 2017년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던 탑은 군 복무 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4년에는 당시 YG 소속이던 투애니원 출신 박봄이 과거 마약 밀반입 혐의로 입건 유예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스타들로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란 점에서 자기 관리와 엄격한 도덕관념이 요구된다. 이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은 기획사의 책무이기도 하다.
한 기획사 홍보 실장은 "기획사는 10대에 데뷔하는 가수들의 인성 교육을 하고 사회 규범에 대한 의식이 자리 잡도록 도와야 한다"며 "체면을 구긴 YG가 이미지 쇄신을 하려면 자기반성과 다른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G는 탑의 대마초 사건 당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승리 논란 때도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사고와 실수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계약서 및 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수정 보완해왔다"며 소속 가수들과 대화를 통해 조언하고 교육하는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재발 방지 약속이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YG 내부 시스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한 기획사 대표는 "아이돌 가수에게 위험 부담이 큰 클럽 사업을 허용해주는 것도 YG 특유의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문 씨는 "대중문화는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로 굴러가는 산업인데, 대중의 지지를 잃는 게 안타깝다"며 "YG가 K팝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만큼 책무를 고민하고 이번 기회에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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