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1] '교통통제'로 예측한 북미 정상의 동선과 회담장

입력 2019-02-26 21:34  

[북미회담 D-1] '교통통제'로 예측한 북미 정상의 동선과 회담장
"김정은, 3월 1일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3월 2일 열차 귀국"
"회담 진행상황에 따라 트럼프 귀국 일정 조율…막판까지 변수"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베트남 하노이에서 27∼28일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정상의 숙소와 회담장, 동선 등은 마지막 순간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양국 선발대와 베트남 당국의 준비 상황과 움직임 등으로 유추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빈급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전례없는 국도 차량통제 예고는 김 위원장이 베트남까지 가는 교통편(열차)과 도착 일정, 숙소까지 가는 방법까지 예단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양국 정상이 모두 하노이에 도착한 26일 이후의 교통통제 상황도 상세하게 설명한 안내문이 국제미디어센터(IMC)에 배포됐다.
A4 용지 1장인 이 자료는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것이라고 돼 있다.
이 자료에 나온 26일 교통통제 상황은 두 정상의 도착 일정과 숙소와 일치한다.
먼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중국 접경지역인 랑선성 동당역에서 하노이를 잇는 국도 1호선에 이어 하노이 시내 멜리아 호텔이 있는 '리 트엉 끼엣' 거리까지 차량을 통제한다고 돼 있다.
특별열차를 타고 동당역까지 온 김 위원장이 숙소까지 이동한 시간과 경로가 일치한다.
오는 3월 2일에는 같은 구간에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차량통행을 막는다고 돼 있다. 이날까지 베트남을 공식 친선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다시 승용차로 동당역으로 간 뒤 특별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낳게 한다.
같은 날 오후 9시를 전후해 하노이 외곽 노이바이 공항으로 입국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는 시내 JW메리어트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다른 26일 교통통제 예고는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노이바이 공항과 연결된 '보 찌 꽁' 거리에서 JW메리어트 호텔이 있는 '도 득 죽' 거리까지로 설정돼 있다.
같은 구간을 오는 28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량을 통제할 계획이다. 이날 베트남을 떠날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한 귀국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진행 상황에 따라 귀국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오는 28일 도로 통제계획은 더 흥미롭다.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정상의 숙소와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짱 띠엔' 거리를 연결하는 도로가 동시에 통제된다.
오페라하우스∼멜리아 호텔 노선에는 양 정상의 회담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과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가 있다. 이 가운데 오페라하우스와 메트로폴 호텔은 양국 의전 실무팀이 모두 보안 등을 점검한 곳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오찬을 함께하며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구체적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정상회담 폐막 다음 날인 3월 1일 통제 예고는 김 위원장의 동선을 짐작게 한다.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멜리아 호텔에서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 묘소, 호 전 주석의 생전 거소, 주석궁, 총리공관 등이 몰려 있는 '훙 브엉', '디엔 비엔 푸' 거리까지 통제된다.
김 위원장이 이날 할아버지인 김일성 북한 주석과 하노이에서 2차례 정상회담을 했던 호 전 주석 묘에 헌화하고 생전 거소를 방문한 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과 회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도로 통제가 밤늦게까지 예정된 것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이 쫑 주석이 마련한 국빈만찬에 참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7일 만남과 관련한 도로통제 계획이 이 참고자료에서 빠진 것은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brief one on one·greeting)에 이은 '친교 만찬'(social dinner)' 일정이 정상회담이 임박해서 잡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만찬 장소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의 의전 실무팀이 함께 점검했던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한 가운데, 정상회담장으로 거론된 메트로폴 호텔,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 등도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김 위원장이 26일 오후 하노이에 있는 북한대사관을 전격 방문한 것처럼 베트남 당국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깜짝 일정'이 무수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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