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건물·차량 늘고 초기 중산층도 생겨…金, 주민에 희망 주며 동력 얻어"
북미대화 관련, "북한·미국 양측이 서로 양보할 가능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유력지 르 몽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적극적으로 핵 협상에 나서는 배경에는 북한 대중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관념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르 몽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6일자 신문에 게재한 분석기사에서 "북한은 그 이전의 수십 년보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 더 많이 변화했다"면서 "김정일의 사망 시 (미래를) 단념하다시피 했던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다시 희망을 주면서 동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전용열차로 베트남 동당역 도착…환영인파에 웃으며 손인사 / 연합뉴스 (Yonhapnews)
신문은 특히 "북한 주민 각자가 곤궁에서 벗어나려 하고, 내일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권력이 희망을 이용하는 것은 항상 위험하지만, 독재체제라도 자신들이 태동시킨 주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북한의 최근 사회·경제적 변화상에 대해서 "김정은은 2011년 권력을 잡은 뒤 수차례에 걸쳐 생활 수준 개선을 약속했다. 평양에 높은 빌딩들이 솟아나 도시의 외관을 바꾸고 있고 차량 행렬이 늘어나는 한편 도시에는 초기 단계의 중산층도 생겨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정은이) 국영기업과 집단농장에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한 개혁정책으로 '붉은 자본주의자들'(기업인, 중개인, 상인 등)이 출현했다"면서 "이런 변화는 북한경제에 일종의 기름칠을 하는 부패요인과 결합해 국가가 조금씩 나아가게 하고, 대북제재에도 대항할 수 있게 해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문은 "북한의 개혁과 (중국·러시아와의 국경무역 등의) 경제활동이 조악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안정기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망하면서는 북한과 미국이 모두 양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르 몽드는 "국내정치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속히 북한과의 전쟁상태를 종결하고 북핵의 위협에서 미국을 구한 첫 대통령이 되는 성공을 거두고 싶어한다"면서 "김정은도 속도를 내 트럼프 카드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과 미국 모두가 겉으로라도 서로 양보를 할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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