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엘리엇과의 경쟁으로 주주가치에 긍정적 영향"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현대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과 '정의선 체제'의 공고화 방향을 제시한 데 힘입어 27일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시 3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4.08% 오른 12만7천500원에 거래됐다.
현대모비스는 2.35% 오른 21만8천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우선주인 현대차2우B[005387]와 현대차우[005385]는 각각 3.84%, 3.62% 올랐다.
앞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다음 달 22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향후 3년간 배당 1조1천억원과 자기주식매입 1조원, 자기주식소각 4천600억원 등 총 2조6천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또 현대차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금융 전문가인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유진 오 전(前)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교수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에 대응한 것으로 장기 성장성과 기업가치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 5명(현대차 3명, 현대모비스 2명)을 추천하고 배당 규모로 현대차에는 5조8천억원, 현대모비스에는 2조5천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다음 달 주총에서 표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주주환원 정책은 엘리엇의 특별배당 제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해외 운용업계 인력들의 사외이사 선임 추진 역시 엘리엇 측의 사외이사 선임과 외국인 주주 공조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 제시한 주주 정책의 산술적 기업가치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다만 확실한 변화는 현대차그룹이 주총 지분경쟁 속에서 높아진 주주가치를 인정하고 주주 동의를 얻기 위해 실적개선, 주주 친화 정책 확대, 공정한 지배구조 개편안 제시를 목표하고 있다는 점으로 이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성진·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정기 주총에서 현 경영진과 엘리엇이 각각 제시한 의안을 두고 표결 경쟁을 벌이게 됐다"며 "주주가치 제고의 방법을 두고 벌이는 경쟁은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현대차 또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대모비스와 유사한 주주환원 정책을 밝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엘리엇과의 경쟁이 계속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우·문성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글로벌 외부인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축한다는 계획은 긍정적"이라며 "그룹의 전반적인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와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맡게 될 경우 지난해 주요 임원진 세대교체에 이어 향후 그룹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대규모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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