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없는 주간보호센터…고교 졸업 장애인들 갈 곳 없어

입력 2019-02-28 09:00  

빈자리 없는 주간보호센터…고교 졸업 장애인들 갈 곳 없어
주간보호센터 입소 대기인원만 정원 두 배…"인천시가 센터 확충 나서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장애인이라고 집에서만 보호하라는 건지 사회의 일원으로 보지 않는 건지. 고등학교를 곧 졸업하는 아이가 갈 곳이 없습니다."
인천시 남동구 내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 빈자리가 없어 장애인 자녀를 입소시키지 못한 부모들이 시설을 늘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28일 남동구에 따르면 관내에서 1∼3급 발달·중증 장애인을 보호하고 사회생활을 교육하는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는 총 5곳으로 모두 정원(10∼15명)이 꽉 찬 상태다.
매년 학령기를 마친 장애인들이 센터 입소를 희망하고 있지만, 빈자리는 없다.
이런 탓에 장애인들은 센터에 입소 대기자로 등록한 뒤 하염없이 센터의 입소 허가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센터는 장애인이 한 번 입소하면 2∼5년간 이용 기간을 주고 재입소를 금지하는 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입소가 이뤄지기까지 2∼5년을 기다려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센터에는 정원의 두 배에 달하는 장애인들(20∼30여명)이 늘 입소 대기자로 등록돼 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A씨는 남동구 민원게시판을 통해 "학령기에는 장애인 아이가 특수·일반 학교에 다녀 고민이 없었다. 막상 고교를 졸업하니 주간보호센터 5곳 모두 대기자가 많아 입소할 수 없었다"며 "직업재활센터와 보호작업장 등 다른 시설들은 장애 정도가 가벼운 아이들을 먼저 받기 때문에 발달·중증 장애인들은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답답한 것은 센터도 마찬가지다.
센터에 이미 장애인 자녀를 입소시킨 부모들이 이용 종료 시기가 다가오면 1∼2년 더 머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탓이다.
각 센터는 이미 입소한 장애인을 강제로 퇴소시킬 수 없어 내부 규정까지 바꿔가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관계자는 "발달·중증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양육 부담을 덜고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자녀를 센터에 입소시키는 것을 애타게 희망한다"며 "그러나 이미 입소한 장애인들도 센터를 퇴소하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센터 이용 기간을 늘려달라고 호소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는 대게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이나 재단법인이 장소를 마련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인건비 등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센터를 운영할 장소라도 있으면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를 받아 장애인들을 더 수용할 수 있지만, 해당 사회복지법인과 재단법인들은 시설을 확충할 경제적 여력이 없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종사자들이 "정부나 지자체가 시설을 확충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공통된 주장을 하는 이유다.
인천시장애인주간보호시설협회 관계자는 "남동구뿐만 아니라 인천 전 지역의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의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며 "인천(인구 300만여명)과 규모가 비슷한 부산(인구 340만여명)에는 장애인 주가보호센터가 59곳이나 있지만, 인천은 37곳에 불과하다. 인천시가 나서서 각 군·구에 센터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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