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락폭 가장 커…"발길 뜸해져 권리금 없어도 안 들어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리단길'의 원조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는 최근 '임대문의' 현수막을 붙인 빈 점포를 쉽게 볼 수 있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종로구 삼청동 등 다른 상권을 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임대료는 높은 데 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지면서 장사를 접고 떠나는 상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 경기 불황의 여파로 상가 공실이 늘면서 권리금도 큰 폭 감소했다.
수익형 부동산전문기업인 상가정보연구소는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 상가 권리금은 2017년 ㎡당 74만9천원에서 지난해 68만4천원으로 8.7%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서울지역 상가 권리금은 2017년 110만7천원에서 지난해 99만원으로 10.6% 줄었다.
권리금은 빌리는 사람이 앞에 빌려서 살던 사람에게 내는 관행상의 금전을 말한다. 장사가 잘 돼 돈을 버는 것을 기대하며 내는 돈이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의 하락 폭이 17.1%로 가장 컸고, 천안(-15.9%), 창원(-12.9%), 울산(-11.6%), 서울(-10.6%), 부산(-10.4%)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에서 상가 권리금이 상승한 곳은 조사 대상 24개 지역 중 원주가 유일했다. 원주는 18만7천원에서 19만4천원으로 3.7% 올랐다.
경리단길에 있는 한 중개업소는 "몇 년 전만 해도 수천만원대 권리금이 붙었는데 요즘에는 권리금이 없는 것이 적지 않다"며 "그래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상가정보연구소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전국적인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 매출이 줄고 공실 상가가 속출하면서 권리금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