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 청사 이전 마무리…"타 부처와 협업 수월해져"
(세종=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행정안전부가 70여년 이어온 '서울 광화문 시대'를 뒤로하고 세종에 터를 잡아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에 더 힘쓰겠다고 27일 다짐했다.
행안부는 설 연휴 직후인 7일부터 23일까지 2주 넘게 이어진 이사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전날 세종청사를 언론에 공개했다.
행안부 세종청사 주변 곳곳에는 충남도청과 충북도청 등이 걸어둔 '행정안전부의 세종 이전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지방자치는 물론 정부 각 부처의 세종 이전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행안부가 그간 서울에 머무른 것에 충청권과 다른 정부 부처 사이에서는 일종의 시샘 혹은 견제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서울에서 짐을 싸 세종으로 옮긴 행안부 인력이 1천400여명에 달하는 만큼 충청도 차원의 환영 현수막이 내걸릴 만했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저희가 71년 만에 광화문 청사를 떠났다"며 "행안부 공무원 입장에서도 더욱더 지방자치 발전과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고, 지역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서울을 떠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세종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한 직원은 "출퇴근 시간이 서울에서는 보통 1시간을 넘었는데 여기서는 30분 안팎이라 개인 시간이 늘어났다"며 "다른 부처와 회의하려면 서울이든 세종이든 누군가가 가야 했는데 이제는 협업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세종청사에는 각종 재난사고 예방과 안전 행동요령을 홍보하는 채널 '안전한TV' 스튜디오와 중앙재난안전상황실도 마련돼 있다.
인력 4명으로 운영하는 안전한TV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안전 관련 사항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국가 재난안전 전문 인터넷 방송을 표방한다.
태풍 상황 등을 라이브로 전하며 주목받아 현재 유튜브 구독자가 1만3천명에 달하지만, 정부가 운영하는 채널이어서 광고는 받지 않아 광고 수익은 없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전국의 모든 재난정보 시스템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곳이다.
32개 스크린을 이어붙인 대형 모니터로 전국 지하철 폐쇄회로(CC)TV, 119 출동 영상, 해안·터널·도로 실황, 기상 상황, 전력수급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상황실 관계자는 "대형 화재 등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 영상은 물론이고 해야 하는 일 체크리스트, 관계기관 영상회의, 건물 평면도 등을 화면에 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조직은 '행정'과 '안전'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옮겨온 조직은 행정 분야 부서들이다. 안전 분야를 담당하는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원래 세종에 있었다.
오랜 별거를 거쳐 행정과 안전이 모두 세종에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합방'하지는 않았다.
세종의 행안부는 본관인 세종2청사, 별관인 KT&G세종타워 등 두 곳에 나뉘어 있다.
세종1청사의 가운데 부근 공터에 지어질 세종 신청사가 완공되면 행안부가 이곳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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