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반도체 수출물량 37개월만에 감소(종합)

입력 2019-02-27 16:18  

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반도체 수출물량 37개월만에 감소(종합)
반도체 수출금액은 9년 7개월 만에 하락 폭 최대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반도체 수출금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하며 교역조건이 14개월 연속 악화했다.
증가세를 이어가던 반도체 수출물량도 3년 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100)는 93.35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6.1%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지난달엔 반도체, 스마트폰 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액화천연가스(LNG) 등 수입품 가격은 내려가지 않으며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17년 12월부터 계속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26.25로 5.6% 하락하며 지난해 12월(-3.7%)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렸다. 하락 폭은 2016년 7월(-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출금액지수가 두 달 연속 내린 것은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가 18.9% 떨어졌다. 이는 2009년 3월(-23.3%) 이후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전기 및 전자기기에는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이 포함된다.
그 중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이 포함된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2.2% 하락, 2009년 6월(-23.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48.06으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수송 장비(14.5%) 수출물량이 늘고 화학제품(7.4%)도 증가했으나 반도체 감소 때문에 증가 폭이 제한됐다.
전기 및 전자기기 물량지수(-8.7%)는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중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1.9% 감소해 2015년 12월(-0.9%)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감소 폭은 2013년 11월(-10.6%) 이후 최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반도체 수출물량이 늘어난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며 "올해 1월 반도체 수출물량 감소는 이례적이었을 뿐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40.46으로 1.8% 하락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물량 감소로 광산품에서 9.7% 감소했다.
일반 기계(-25.6%)에서도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설비 투자가 지난해 1월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던 것으로 풀이됐다.
수입금액지수는 128.3으로 1.8% 하락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8.21로 5.6%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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