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 입양됐던 47세 홍금영씨 사부곡…"당신이 그립습니다"

입력 2019-02-27 13:57  

6살 때 입양됐던 47세 홍금영씨 사부곡…"당신이 그립습니다"
佛가정서 자란 獨 첫 여성 선박검사관 "아버지께 사랑주고 싶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정경재 기자 =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당신이 살아계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찾을 때까지 건강히 무사히 계세요."
6살 때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돼 타향에서 수십 년을 살아낸 홍금영(47)씨.
유년 시절 기억 대부분과 한국어를 잊은 홍씨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께 영어로 '전 상서'를 띄웠다.
한국어 번역은 독일에서 연을 맺은 지인 곽지이씨가 도왔다.
짧은 편지 행간에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담뿍 담겼다.
마당에 늘어선 감나무, 옥수수, 기도, 뜨끈한 밥과 국, 석탄 난로.
홍씨가 겨우 떠올린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이다.
입양 전까지 전북 익산 기독삼애원(당시 기독영아원)에 머물던 기억이기도 하다.
그 전 기억은 거의 없다.
1972년 2월 25일 전주예수병원에서 태어났고 한 달 사이 어머니를 여의었다.
아버지에게도 양육 능력이 없어 영아원으로 보내졌다.
수용의뢰서는 예수병원 사회복지과 직원인 김복혜씨가 작성했다.
김씨 이름은 홍씨를 친부 품에 안겨줄지도 모를 몇 안 되는 단서다.
전주예수병원과 김복혜씨.
홍씨는 기독삼애원에서 어렵사리 확인한 두 단서로 2005년부터 3년 동안 아버지를 찾아 헤맸다.
늘 애달프도록 바라던 일이었지만, 독일 '첫 여성 선박검사관'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정도로 장성한 뒤에야 여유가 생겼다.

안타깝게도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영아원과 병원에는 많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시 한국에 들어와 전북지방경찰청에 도움을 청했다.
기자회견도 자처했다.
홍씨는 27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취재진에 '아버지를 찾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2013년 4월 교통사고로 양부모를 잃었다. 두 번이나 부모를 잃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생사를 알 수는 없지만, 이제라도 친아버지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나를 타국으로 보낼 수 있느냐고 따져 묻고 싶지 않다. 그저 아버지께 사랑을 전달해주고 싶다"며 "올여름 회사에 한국 조선소 근무를 신청했다. 이 기간에 꼭 아버지를 만나 안아보고 싶다"고 말을 이었다.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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