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개항일 '1876년 2월 26일→1407년 7월 27일' 바꾸자

입력 2019-0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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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개항일 '1876년 2월 26일→1407년 7월 27일' 바꾸자
일제 강압에 의한 강제개항 대신 태종실록 자주개항일로 변경
부산시, 부산항 개항역사 전담팀 구성 고증작업 착수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1876년 2월 26일은 조선이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면서 외세에 부산항을 개방한 날이다.
부산시는 해마다 이날을 부산항 개항일로 잡고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해왔다.
올해도 26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개항 143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하지만 이날은 일본 제국주의 강압에 의한 '강제 개항'으로 우리 민족이 필요에 따라 스스로 항만을 개방한 '자주 개항'과는 차이가 있다.
부산시는 글로벌 항만인 부산항의 위상을 바로잡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산항 '자주 개항'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부산시가 생각하는 부산항 '자주 개항' 날짜는 조선 태종 7년에 해당하는 1407년 7월 27일(음력)이다.
태종실록을 보면 당시 경상도 병마 절제사가 우리나라 각 포구로 흩어져 들어오는 왜구 어선을 통제하기 위해 군사시설인 '만호'가 있는 부산포와 내이포에 기항하도록 해줄 것을 상소해 받아들여 졌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가 왜구 어선을 통제하려는 스스로 필요에 따라 부산포 등을 개방했다는 최초 기록이다.


부산시는 실록 기록을 토대로 부산항 '자주 개항'의 의미를 부각하고자 최근 역사학자 등으로 부산항 개항역사 전담팀(TF)을 구성해 고증에 들어갔다.
시는 오는 5월께 부산항 개항역사 세미나를 열어 역사 고증 내용을 공포한 뒤 시민 의견 등을 수렴해 부산항 개항일을 1407년 7월 27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항 개항일이 바뀌면 내년부터는 부산항 개항 역사가 144주년에서 613주년으로 바뀐다.
다만 실록에 기록된 7월 27일을 양력으로 바꾸면 8월 29일이 되지만, 이날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병합한 경술국치일과 겹쳐 개항 기념일을 음력으로 할지, 양력으로 할지는 미정이다.
부산시는 최근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아 항만물류, 수산 분야 등에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세계 2대 환적항인 부산항과 유라시아 철도, 동남권 관문 공항을 연결하는 '트라이 포트'를 구축해 동북아 물류 허브로 도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일본의 강압으로 체결한 강화도조약에 근거한 강제 개항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항역사를 정확히 고증하는 것이 글로벌 항만인 부산항의 브랜드를 제대로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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