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 신용카드 1개 원칙 무시…사업별로 69개 발급 남발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2억여원의 재단사업비를 횡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남문화관광재단 비정규직 직원 사건에 대한 전남도 감사결과 재단의 법인 신용카드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집행 기준을 지키지 않았으며, 법인 신용카드 관리를 회계 지출담당자가 아닌 사업담당자에게 맡겨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가 27일 내놓은 재단법인 전남문화관광재단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재단은 신용카드 사용 등에 관한 '지방 출자 출연기관 예산집행 기준'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사용부서별로 신용카드 1개 계좌 개설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재단은 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이유로 단위사업별로 무려 69개의 신용카드를 과도하게 발급받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계담당자 1명이 69개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의 적절성 여부를 확인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남도는 판단했다.
또 신용카드 사용 시 회계절차에 따라 결제계좌를 별도로 개설해 사용내역을 감시해야 하지만 사업비 통장을 그대로 결제계좌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용카드 관리를 회계·지출담당자가 아닌 사업담당자에게 맡겨 이번 횡령사건의 빌미가 됐다.
신용카드 사용후 매출전표와 함께 관리자에게 즉시 반납해야 하지만 관리자를 사업담당자로 지정해 반납하지 않고 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이 때문에 사용내역 문자 수신자도 사업담당자로 지정해 회계 지출담당자가 카드 사용내역을 상시모니터링 할 수 없었다.
상급자의 관리·감독 소홀도 드러났다.
행사 대금 8천만원이 미지급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사업비 통장 집행 잔액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
사업담당 직원을 교체하고도 사무 인수인계를 지시하지 않아 횡령사실을 미리 파악할 기회도 놓쳤다.
전남도는 소속 직원에 대한 업무관리 감독 태만을 이유로 문화관광재단 A팀장을 징계하도록 재단에 요구했다.
또 신용카드 부정사용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직원들에 대한 직무교육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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