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65억원 지원…FAO와 협업으로 성공 가능성 높이기로
FAO "분쟁·갈등 딛고 평화와 개발 일구는 사업 되길"
(마닐라=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KOICA)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손잡고 필리핀의 낙후된 농어촌 지역의 소득증대를 시도한다.
아세안 첫 번째 수교국이자 전통적 우방인 필리핀의 농업 선진화가 목표다.
코이카는 2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FAO와 '민다나오 지속 가능 개발을 위한 농업 비즈니스 강화사업' 추진 약정을 체결했다.
농수축산물 종자를 지원하고, 양식장과 농수산 가공시설을 짓는다. 이와 함께 현지 주민들의 마케팅 역량을 키우고 유통도 선진화하는 사업이다.
농업의 가치사슬을 강화하고 유통 체계를 개선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어촌 지역의 소득증대를 꾀해 궁극적으로 필리핀 균형 발전을 돕는다는 취지다.
올해부터 3년간 총 580만 달러(약 65억원)를 들인다. 대상은 코타바토시(市), 방사모로 무슬림 자치구 내 5개 지역, 북코타바토주(州) 5개 지역 등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지역이다.
구체적으로는 코타바토시 할랄 역량 강화와 비즈니스 센터 지원, 북코타바토주 옥수수 사일리지 시설 설치, 방사모로 지역 수확 후 관리시설·고소득 작물 가공처리 시설 설치 등 총 1만740가구를 대상으로 농업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해당 지역 농가 소득이 20% 증가할 것이라는 게 코이카의 예상이다.
필리핀은 1일 소비기준 1.90달러 이하 생활자가 전체 인구의 13.1%이며, 농수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3%에 그치지만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에 이른다. 고용에서 농수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상황이다.
사업이 진행되는 민다나오섬은 루손에 이어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주민이 2천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무슬림 반군에 의한 내전이 50여년 간 이어져 왔고 최근 자치정부 주민투표 등을 통한 분쟁 종식이 추진 중인 지역이다.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약정체결식에서 "분쟁과 갈등의 역사가 있는 민다나오에서 평화와 개발을 동시에 이루는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포용적 사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 종사 인구가 필리핀 빈곤층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서 농업 선진화는 지역개발과 빈곤 감소로 직결되기에 코이카 역량을 우선해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세 루이스 페르난데스 FAO 필리핀 사무소장은 "민다나오는 과일과 천연자원의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내전으로 인해 발전이 더뎠는데 이번 지원은 도약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농어촌 개발은 필리핀 두테르테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라서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이라고 반겼다.
코이카는 약정 체결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FAO, 유니세프, 유네스코, 국제이주기구(IOM)의 현지 사무소장 등 관계자들과 파트너십 사업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필리핀의 평화-인권-개발을 위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각 기구가 구축해온 인적·제도적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공유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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