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로 향하고 김정은 맞은 트럼프, 자신있게 걸어온 김정은
전문가 "관계 개선 보여주려고 노력…서로를 모방하는 '미러링' 강렬"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8개월 만에 다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몸짓' 하나하나에도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디랭귀지 전문가들은 이번 '하노이 재회'에서 두 정상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보다 한층 친밀해진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 것으로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재회한 장면을 '잘 연출된 첫 만남의 순간'이라고 평가하면서 자신들이 잘 지내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무척 애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재회의 악수를 하기 전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김 위원장을 향해 걸어온 장면에 주목했다.
싱가포르의 보디랭귀지 전문가 캐런 렁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며 김 위원장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스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친밀한 관계를 원했다. 그는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 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 김 위원장(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바디랭귀지연구소 김형희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악수할 때 "다른 정상들에 비해 더욱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였다"고 진단했다.
호주의 보디랭귀지 전문가 앨런 피즈는 "둘 다 지난번 만남 이후 자신들의 관계가 개선됐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들 사이의 '미러링'은 꽤 강렬하다"고 말했다.
'미러링'이란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려고 서로의 보디랭귀지를 모방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라고 피즈는 설명했다.
이러한 모습은 역사적인 첫 만남이었던 작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누가 '우두머리 수컷'(alpha male)인지를 가리는 듯한 악수를 통해 자신의 지배력을 보여주려고 애썼던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보다 훨씬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렁은 "김 위원장이 손을 내민 채 훨씬 더 씩씩하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왔다"며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은 훨씬 더 머뭇거리는 모습이었다. 지금은 훨씬 더 친근한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첫 대면 직후 회담장에 마주 앉았을 때는 긴장의 신호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피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가락으로 첨탑 모양을 만들면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앉은 모습과 이마에 깊은 주름을 보여준 장면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이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고 무릎 위에 올려놓은 모습은 실망과 자제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는 "두 정상은 오직 그렇게 하리라고 예상될 때만 웃었고, 사전에 연습한 방식으로 웃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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