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찰관 1천503명 중앙경찰학교 졸업하고 현장으로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손용석(29) 순경은 일반 회사원이던 2015년 퇴근길에 여성의 다급한 비명을 들었다. 비명에 이어 한 남성이 황급히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범죄일지 모른다고 직감한 그는 다른 시민 차를 얻어 타고 택시를 뒤쫓아 남성을 붙잡았다. 알고 보니 여성을 추행하고 달아나려 한 강제추행치상 피의자였다.
의무경찰 출신이었던 손 순경은 이 일로 관할 경찰서장 감사장도 받았다. 그는 "평소 경찰에 대한 동경과 정의감으로 생활해 왔고, 그때의 보람찼던 경험을 발전시켜 경찰관이 됐다"며 "앞으로 여성과 청소년을 보호하는 형사로 근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중앙경찰학교는 28일 충북 충주시 교내에서 손 순경을 비롯한 294기 신임 경찰관 졸업식을 개최했다. 졸업생 가운데 1천503명은 순경 공채로, 301명은 특공대·무도·외사·사이버 등 경력경쟁채용을 거쳐 선발됐다.
졸업생들은 작년 7월9일부터 중앙경찰학교에서 형사법 등 경찰 직무수행에 필요한 법률과목과 사격·체포술 등 실무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에 배치된다.
기수마다 다채로운 이력을 보유한 졸업생이 많은 전통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학군단(ROTC) 출신인 이보영(28) 순경은 히말라야 등반, 20대 여성마라톤대회 1위 등 강한 체력을 자랑하는 경력을 보유했다. 어릴 때는 학교에 다니기 어려울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으나 이를 극복하려고 다양한 도전을 즐겼다고 한다.
김수연(27) 순경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중앙경찰학교 교육 기간에도 교내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연기력을 활용했다. 라이브 방송이나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홍보경찰이 꿈이다.
2010년 말레이시아 국제 줄넘기대회 금메달리스트 강병찬(28) 순경,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으로 경찰특공대원이 되는 신현진(28) 순경, 경북 수영대표 출신 이성민(26) 순경 등 전직 스포츠 선수들도 경찰 제복을 입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은 안녕과 질서의 수호자로서 제복 입은 시민이고, '시민 동의에 의한 경찰', '공동체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경찰'이 우리가 가져야 할 경찰 정신"이라고 졸업생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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