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 났던 인니 저가항공사 잇단 안전문제…당국 조사 착수

입력 2019-02-28 10:33   수정 2019-02-28 10:54

추락사고 났던 인니 저가항공사 잇단 안전문제…당국 조사 착수
이달에만 네 차례 이륙중단·회항·안전사고…인명피해는 없어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작년 10월 말 추락사고로 189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여객기들이 이달에만 네 차례나 안전상 문제를 일으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8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라이온에어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11일 중앙 자바 주 스마랑에서 자카르타로 출발하려던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900ER 여객기가 이륙 직전 운항이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안전 관련 문제와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같은 달 12일에는 남(南)술라웨시 주 마카사르에서 중앙술라웨시 주 팔루로 향하던 라이온에어 여객기가 이륙 30분 만에 회항했다.
16일에는 서(西)칼리만탄 주 폰티아낙의 수파디오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고로 해당 공항은 한동안 운영이 중단됐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고는 지난 21일 서(西)파푸아 주 소롱 공항을 이륙한 라이온에어 소속 737-900ER 여객기가 25분 만에 회항한 것이다.
이 여객기는 기내 압력 조절장치가 고장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승객 94명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
기체 안전과는 무관하지만, 이달 14일에는 여객기 객실 상단 짐칸에서 살아있는 전갈이 발견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 당국자는 "모든 자료를 조사한 뒤 이런 문제나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소비자보호재단(YLKI)의 툴루스 아바디 회장은 라이온에어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교통 당국이 철저한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다만, 일부 항공 전문가는 이륙 중단이나 회항 자체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상황이라면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1999년 창립해 동남아 최대 항공사로 성장한 라이온에어는 외적 성장과 비용 절감에만 골몰해 안전관리를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작년 10월 29일에는 불과 두 달 전 인수한 보잉의 차세대기인 737 맥스(MAX) 8 여객기가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고기는 실속(失速) 방지 장치 오작동으로 기내 컴퓨터가 반복적으로 기수를 내리는 바람에 조종상 문제를 겪다가 추락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추락 전날 마지막 비행에서도 사고기가 같은 문제를 겪었다는 점 때문에 라이온에어의 항공기 정비와 승무원 교대 시 인수인계 등이 미흡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교통 당국은 사고 해역에서 인양한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하순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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