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 폐기·대북제재 완화 '빅딜' 기대…"새 시대 열린다"
한국당 "완전한 비핵화 없이 제재완화 안 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28일 북미 정상이 베트남 하노이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견인할 역사적 성과를 도출하길 한 목소리로 기원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약속을 포함해 '빅딜'이 성사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앞다퉈 내놨다.
그러나 제1야당인 한국당은 북핵을 폐기하지 못하고 동결하는 데 그칠 가능성을 우려하며, 완전한 비핵화 전에 제재 완화의 물꼬를 터줘서는 안 된다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어제 북미 정상의 첫 만남에서 이번 회담의 성공을 예감했다"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이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더 나아가 종전 합의까지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회담은 한반도 평화 시대를 향한 역사적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내일부터 한반도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대한민국 평화 번영의 새 시대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정파를 초월한 외교 안보 협치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건설업계가 지금 모래가 없어서 난리"라며 "개성공단이 재가동되고, 예성강, 임진강, 해주 앞바다에서 모래를 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하노이 북미회담이 제발 잘 돼서 한반도 평화가 이뤄지고 남북 교류 협력이 재개되기 바란다"며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돼 함께 포용하는 새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국당을 겨냥해 "종전선언은 상징적인 선언에 불과하고 주한미군과 아무 연관도 없는데, 한국당이 계속 두 문제를 연계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을 끝까지 지켜야 하는 한국당이 왜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문제를 연계해 반미단체의 투쟁 명분만 강화해주는지 이해 못 하겠다"고 꼬집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큰 틀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경제제재 완화에 대한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곧이어 후속 협상이 시작되리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가 구체적으로 적시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성공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역사는 수동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의 협상 포인트는 미국의 경제제재"라며 "해제까지는 안 가더라도 폭이 어디까지냐, 이것이 굉장히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하노이 선언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새 시대를 맞이하는 설렘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제는 상대를 향해 겨누던 총칼을 녹여 낫을 만들 때다. 밭을 일구면 평화가 싹틀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4당이 이처럼 일제히 회담 성공을 기대하고 기원한 반면, 한국당은 냉랭한 반응을 나타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 합의된다면 이것은 비핵화가 아니라 핵 보유 협상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는 금강산 관광 중에 북한이 살해한 고(故) 박왕자 씨에 대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북미 정상 간의 종전선언이 확대 해석되는 것도 경계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순례 최고위원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제재를 푸는 것은 우리 국민 의사에 반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준엄한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