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 장톈융, 베이징 집 놔두고 당국 지정 거처에 살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국가전복 선동죄로 투옥됐던 중국의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만기출소하고도 처자식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8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는 인권활동가와 반체제인사 등을 돕다가 2017년 국가전복 선동죄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던 장톈융(江天勇·47)이 최근 만기출소했다.
변호사였던 장톈융은 미국으로 망명한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 티베트 저항운동가, 중국 정부에 의해 탄압받는 기공 수련단체 '파룬궁(法輪功)' 활동가 등을 변호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중국 당국이 2009년 그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했지만, 그는 이후에도 인권활동가 등을 돕는 활동을 이어갔다가 결국 2016년 말 구금됐다.
하지만 만기출소에도 불구하고 장톈융은 아내와 자식이 있는 베이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그의 아내 진볜링(金變玲)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남편의 친구들이 출소하는 남편을 맞이하려고 했지만, 모두 가택연금을 당해 갈 수 없었다"며 "시댁 식구들이 남편을 만났지만, 남편은 곧바로 공안 요원에 끌려갔다"고 말했다.
장톈융은 베이징의 자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당국이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마련한 거처에서 지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볜링은 "당국은 형을 마친 남편을 석방하지 않고 남편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남편이 어디로 갈지 어디에서 살지는 모두 그가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인권운동가들이 처한 이러한 현실에 중국 민주화를 요구하는 운동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반체제인사인 샤에량은 "무역이나 화웨이 문제 등에서 미국 행정부의 압박은 중국 체제의 취약한 부분을 직접 건드리는 것"이라며 "이러한 압박이 중국의 정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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