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각지서 뱅크시 작품 추정 그래피티 잇따라 발견

입력 2019-03-03 07:00  

일본 각지서 뱅크시 작품 추정 그래피티 잇따라 발견
도쿄 이어 지바 공원·어항, 효고현 고가 밑 경계석에서도
'진위감정' 추진 vs '낙서'간주 방치도, 전문가 "도쿄건 진품 가능성, 나머진 '가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정체불명의 거리예술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의 작품과 유사한 그림이 일본 전국에서 잇따라 발견돼 연일 화제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에 있는 방파제에 설치된 문에서 10여년 전 발견된 쥐그림이 뱅크시의 작품일 가능성이 제기돼 지난달 뒤늦게 화제가 된 데 이어 최근 지바(千葉)현 인자이(印西)시와 다카마쓰(高松)시,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에서도 뱅크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래피티가 잇따라 발견됐다.
그래피티는 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 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이다. 낙서 같은 문자나 그림을 뜻하는 말로 유럽에서는 '거리의 예술((street art)'로 자리 잡고 있다.
도쿄도는 훼손을 우려해 그래피티가 그려진 문짝을 뒤늦게 수거, 보관하고 전문가들에게 진위 감정을 의뢰했지만 해당 지자체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일부는 도쿄도 처럼 진위 감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낙서'로 간주해 방치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기차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지바현 인자이시 '후다코(雙子)공원'도 뱅크시 작품과 비슷한 정교한 그래피티가 발견된 곳이다. 공원내공중변소 벽에서 직립보행하는 유인원이 총 같이 생긴 물건을 들고 있는 그림이 발견돼 SNS에 뱅크시 작품 같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구경꾼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 평일 낮시간인데도 그림을 보러온 현지 주민들이 타고 온 차가 공원 주차장을 쉴새 없이 들락거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전했다.
그림을 보기 위해 나리타(成田)시에서 자전거로 40분 걸려 왔다는 한 고교생(17)은 그래피티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솜씨가 훌륭하지만 진품인지는 의문"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면 70대의 한 여성은 "그래피티의 농담이 주는 느낌이 진짜 뱅크시 (작품 같다)"라면서 "진품이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도쿄 미나토구 방파제 문에서 발견된 쥐그림을 놓고 뱅크시 소동이 인 후 지바현 구주쿠리마치(九十九里町) 방파호 안에서도 뱅크시의 작품 "소녀와 풍선"과 유사한 그림이 발견됐다.
1월에는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阪神)니시노미야역 근처의 고가 밑 경계석에서 가방과 우산을 든 핑크색 쥐 그림이 발견됐고 2월에는 다카마쓰시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연습장에서 가방을 든 쥐 그림이 발견됐다.
뱅크시는 1990년대 영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복면 화가다. 세계 각지의 거리 벽 등에 전쟁과 난민 등을 주제로 한 풍자화를 게릴라식으로 그려왔다. 작년 10월에는 런던에서 그의 작품이 고가에 낙찰된 직후 액자에 설치된 절단기로 훼손돼 화제가 됐다.
그래피티 발견 후 각 지자체의 대응은 엇갈리고 있다. 도쿄도는 그림이 그려진 문짝을 수거해 창고에 보관한 후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가 지난 1월 트위터에 "(작가가) 도쿄에 준 선물일 수도?"라는 글을 올렸다. 도 당국은 전문가 감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카마쓰시도 뱅크시 인증단체에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반면 지바현 죠시(?子)시 어항사무소는 "낙서가 어항의 기능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만큼 당분간 그대로 둔다"는 방침이다. 니시노미야시도 아직 처리방안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자이시의 공원을 관할하는 지바현 인바(印?)토목사무소 담당자는 "낙서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닌 걸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시기를 보아 지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련의 소동에 대해 뱅크시 작품에 밝은 도쿄예술대학의 모리 요시타카(毛利嘉孝) 교수는 도쿄도 방파제에서 발견된 작품은 진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작품집에 이 그림을 조금 돌려 놓은 듯한 작품이 소개돼 있고 밖에 'TOKYO 2003'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볼트의 위치와 얼룩도 일치한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는 "뱅크시는 그림을 그릴 때 체포될 위험을 조사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준비를 한다"고 지적, "그냥 훌쩍 와서 그릴 수 있는게 아니어서" 진품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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