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고교·정치 후배' 황교안에 "당대당 통합 얘기 말라"(종합)

입력 2019-02-28 18:06  

손학규, '고교·정치 후배' 황교안에 "당대당 통합 얘기 말라"(종합)
취임 예방서 쓴소리…"한국당 의원들 말 품격 높여야"
황교안 "바른미래·한국당 역량 합쳐 文정부 폭정 막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이은정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당 대표 취임 인사차 찾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손 대표는 황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물론 개별 입당도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 "당 대 당 통합 이런 얘기하지 마세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손 대표는 "정당과 정당 간에 존중과 예우를 해줘야 하는데, (당 대 당 통합 언급은) 정당정치는 물론 다당제라고 하는 민주정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양극 정치, 대립의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교안 체제 출범으로 불붙을 수 있는 한국당발(發) 야권 정계개편에 분명한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그동안 한국당을 '허망한 보수'로 규정, 한국당 중심의 보수 통합에 거부감을 보여왔다.
황 대표의 '통합' 메시지가 바른미래당 인사들의 한국당행(行)을 부추길 수 있음을 의식한 경고음으로도 받아들여 진다.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을 관철, 다당제 정착 속에 바른미래당의 활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한 데 이어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넓은 통합까지 이뤄가는 일들이 차근차근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손 대표는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과 탄핵 불복 논란, 황 대표의 최순실 태블릿PC 조작 가능성 언급 등을 거론, "제가 정치를 꽤 오래 했는데 우리 정치가 자꾸 품격이 떨어진다"며 "정치인 말의 품격이 떨어지면 품위가 떨어지고, 국회 권위도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5·18 폄훼나 탄핵 불복, 태블릿PC 발언을 보면 정치인들이 과연 역사인식이 있는가 싶다"고 꼬집고 "국민이 국회를 낮춰보게 하는 것은 국회의원 스스로 책임이다. 당 대표 됐으니 당 의원들 말 품격을 높여 정치가 존중받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손 대표는 또, "언제까지 보수진영이 이념싸움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데 보수재건이나 진보혁신보다는 민생과 경제를 살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가 경기고 10년 후배이자, 까마득한 정치 후배인 황 대표에게 '훈계'를 하는 것 같은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황 대표는 당 대 당 통합 등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며 '대선배와의 충돌'을 피했다. 대신 바른미래당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황 대표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이 정부의 폭정 또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잘못된 정책을 적절하게 비판하고, 막을 건 막아내는 과정에서 양당이 협력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이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쳐왔는데 바른미래당이 가진 역량과 한국당의 역량을 합쳐 정부의 잘못된 폭정을 막아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손 대표를 만난 뒤 통합 문제에 대해 "저희 나름대로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 뭘 하라, 하지 말라 하는 것보다 국민적·국가적 관점에서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편, 경기고 동창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정치 선배'로서 황 대표에게 조언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친구로서 그에게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라틴어 '메멘토 모리'란 말을 해주고 싶다"며 "정치 입문과 동시에 큰 승전보를 울린 그에게 필요한 '메멘토 모리'란 2009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검찰의 겁박을 받으면서 썼던 '정치하지 마라'라는 글"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나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다부진 의지로 시작한 정치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삼켜버리는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있다"며 "정치노선을 떠나 이 글은 황 대표와 우리 모든 정치인에게 '메멘토 모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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