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색 옅지만 '원박' 분류돼 내년 총선서 친박 강화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사무총장에 한선교 의원을 내정한 것을 두고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무총장은 통상 3선이 맡아왔지만 정치 경험이 풍부한 4선 중진인 한 의원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이완됐던 조직을 재정비하고 공천 심사 전반을 관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무총장은 총선 전에는 당무 감사를 통해 당협위원장의 교체 권한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공천관리위에 당연직으로 포함돼 총선에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때문에 황 대표가 계파 화합을 위한 탕평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도 사무총장만은 '원박'(원조 박근혜)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친박계가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물밑에서 황 대표를 지원했기 때문에 친박계의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친박 색채가 뚜렷한 인사보다는 중진에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의원을 선택함으로써 계파주의에 따른 인선이라는 비판을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의원은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왔지만,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친분으로 인해 박 전 대통령 취임 후엔 청와대 문건 파동을 계기로 친박계 주류 측과 거리를 둬왔다.
지난 2017년 말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중립'을 표방하며 후보로 나서는 등 점차 계파색을 지워왔다.
'한선교 사무총장' 카드가 여의도 정치신인 황 대표에게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당 일각에선 여의도 정치를 처음 시작하는 황 대표가 계파 간 첨예한 갈등은 물론 의원 개개인의 '생사'가 달린 총선 공천 작업을 무난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당시 핵심 포스트에서 경선을 이끄는 등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황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리란 전망이다.
황 대표와 한 의원은 같은 성균관대 동문이라는 인연도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확정해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비서실장 등 다른 주요 당직 인선 발표는 종합적으로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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