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1인가구 제외한 가계동향조사 '소득감소' 왜곡?

입력 2019-02-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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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인가구 제외한 가계동향조사 '소득감소' 왜곡?
"1963년부터 2인이상 가구 조사대상…과거 자료와 연속성 고려"
전문가들 "시대 변화따라 1인가구 포함하는 게 맞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임하은 인턴기자 =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서 1인 가구를 제외함으로써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감소가 축소·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른미래당은 28일 논평을 통해 "가계동향조사에 1인 가구를 포함하면 지난 4분기 1분위 가구 소득이 21.3%나 급감한다"면서 "통계청 발표는 분배 참사를 축소한 통계 왜곡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가 통계청으로부터 1인 가구를 포함한 가계 소득 자료를 확보해 기존 발표 자료와 비교한 결과 바른미래당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지난 21일 통계청이 공개한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작년 4분기 1분위 소득이 전년 같은 분기보다 17.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나, 1인 가구 포함 시 감소율이 21.3%로 더 커졌다. 1분위 가구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도 기존 공표자료 감소율 36.8%와 8.6%에서 각각 38.0%, 53.7%로 낙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통계청이 소득감소를 축소하기 위해 통계를 축소하거나 왜곡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는 1963년부터 시작됐다. 1951년부터 한국은행이 실시하던 조사가 통계청으로 이관된 게 이 시점이다.
통계청은 이때부터 2인 이상 도시 근로자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고, 2003년 전국 2인 이상 가구로 그 대상으로 확대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 대상 기준이 2인 이상 가구로 정해졌다.
1인 가구는 1995년만 해도 전체 가구의 12.7%에 불과했다. 이 비중은 점차 늘어 2005년 20.0%에 이어 2017년 28.6%를 기록했다. 거의 세 집 건너 한 집이 1인 가구인 셈이다.
통계청도 이에 따라 2006년부터는 1인 가구의 가계 소득을 함께 조사하지만, 과거 자료와의 연속성을 고려해 2인 가구부터만 조사 자료를 공개한다.
단,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등 1인 가구 소득에 대한 조사 결과도 국가통계포털(KOSIS)를 통해 제한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계청이 관행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 뿐 의도적인 왜곡으로 볼 수 없다면서도, 시대 변화에 따라 1인 가구를 통계에 포함하는 것이 맞는다고 지적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1인 가구 비중이 높지 않아 편의상 2인 가구부터 반영했지만 이제 1인 가구가 30%에 육박하는 만큼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며 "외국에서도 대부분 1인 가구를 포함해 조사한다"고 말했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통계청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아니고 기존 관행을 이어온 것"이라면서 "1인 가구를 통계에 포함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통계청도 올해부터 가계동향 소득부문 주 지표에 1인 가구 조사 결과를 반영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인 가구가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은 게 사실"이라면서 "2006년부터 1인 가구를 포함해 조사한 지 10년이 지났고, 언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 만큼 반영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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