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를 꿰뚫는 질문 29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3월 1일의 밤 = 권보드래 지음.
권보드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3·1운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글 16편을 모았다.
그는 3·1운동이 낮·장터·태극기로 표상되지만, 한편으로는 밤의 사건이자 산 위에서 만세 부른 사건이며 독립만세기를 휘날린 사건이라는 점을 부각한다.
아울러 사망자 수나 독립선언서 인쇄 매수가 사료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3·1운동 서술에는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문학적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증적인 역사학과 비교해 상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는 문학을 방법론으로 택한 저자는 기미 독립선언서를 아일랜드나 체코슬로바키아 독립선언서와 비교하고, 노동자나 여성의 관점에서 3·1운동을 바라본다.
"많은 이들이 평생 3·1운동을 살았으나, 그들 사이 엇갈린 길은 때로 혈전(血戰)까지 불러왔다. 3·1운동의 빛나는 가능성은 다 탐색되지 못했다. 이제야말로 3·1운동 속 대중이 목격한 세계와 그들이 꿈꾼 나라에 대해 발본적으로 논의해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돌베개. 648쪽. 2만7천원.
▲ 조선의 페미니스트 = 이임하 지음.
해방 이후 조직한 조선부녀총동맹에서 활동한 페미니스트 유영준·정종명·정칠성·고명자·허균·박진홍·이순금의 삶을 소개했다.
여성사 연구자인 이임하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이들이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여성의 삶을 바꾸기 위해 벌인 노력을 소개한다.
예컨대 유영준은 편견에 사로잡혀 일부 여성을 얕잡아보는 언론을 비판했고, 정칠성은 여성의 사회 활동 증가를 위해 생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근대는 정상성이란 단어로 현실의 모순과 불행을 체계적으로 가리고 덮어온 시대"라며 "페미니스트를 찾아내고 그들이 지향했던 페미니즘을 말하는 일이 한국 페미니즘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철수와영희. 344쪽. 1만7천원.
▲ 한국 근대사를 꿰뚫는 질문 29 = 김태웅·김대호 지음.
2017년 9월부터 1년 남짓 진행된 네이버 오디오클립 '역사탐구생활'에 나온 내용을 보강해 단행본으로 펴냈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와 고등학교 역사 교사 출신인 김대호 지음교육 대표는 '흥선대원군, 개혁가인가 망국의 원흉인가', '명성황후는 왜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는가', '독도와 간도, 왜 문제가 되었을까' 등 논쟁적 질문 29개에 대해 답한다.
아르테. 596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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