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봄, 묘목 시장 '활짝'…생산 줄어 가격은 강세

입력 2019-03-03 08:13  

일찍 찾아온 봄, 묘목 시장 '활짝'…생산 줄어 가격은 강세
밤·복숭아·감나무 급등, 신품종 포도 '샤인머스켓'은 품귀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식목일을 한 달여 앞뒀지만, 포근한 날씨 속에 예년보다 일찍 봄 묘목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3일 전국 최대 묘목 산지인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일대 묘목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묘목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 묘목은 전국의 도매상과 대형 농원 등에 공급된다. 대개 3월 초부터 한 달가량 장이 형성된다.
올해 묘목 값은 과수를 중심으로 일제히 오름세다. 작년 가뭄 등으로 생산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묘목은 대개 접붙인 뒤 2년을 키워 출하한다. 따라서 그해 묘목 시장은 과거 2년 동안의 날씨 영향을 받게 된다.
올해는 가뭄과 한해에 약한 감·복숭아·밤나무를 중심으로 값이 치솟는다.
단단한 씨앗이 들어있어 '핵과류(核果類)'라고 불리는 이들 품종은 영하 15도 이하 추위에 사흘가량 노출되면 동해를 입고, 가뭄에도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농원 김정범 대표는 "재작년 겨울 혹독한 추위에 이어 작년 봄 가뭄이 지속하면서 전반적으로 묘목 생산이 줄었다"며 "품종마다 20∼30%씩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감나무 묘목은 1주당 6천∼7천원으로 전년(4천∼5천원)보다 40%가량 값이 뛰었고, 복숭아·밤도 5천원이 넘는 값에 팔린다.
껍질째 먹는 신품종 청포도인 '샤인머스켓'은 물량이 달려 선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격 역시 1만7천원을 호가한다.
이원묘목영농조합 염진세 대표는 "농촌 인력난 때문에 묘목 생산이 수월치 않은 상태에서 재작년 겨울 이후 이상 기후가 겹쳤다"며 "올해 묘목 값은 사과·배 등 일부 품종을 제외하고 일제히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경수 값은 큰 변동이 없다.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 행정기관 등에서 식목행사 때 주로 쓰는 이팝나무나 백합나무는 작년과 비슷한 1주당 3천∼4천원에 살 수 있다. 벚나무도 4천원 정도다.
조경수 시세는 건설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묘목 상인들은 건설 경기가 장기간 침체의 늪에 허덕이면서 나뭇값이 맥을 못 춘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는 240㏊의 묘목밭이 있다. 한해 700만 그루의 과수와 조경수가 생산돼 전국에 공급된다.
옥천군과 이 지역 상인들은 식목 철이 되면 묘목 축제를 열어 각종 묘목과 화훼류 등을 할인 판매한다. 올해 축제는 이달 28∼31일 나흘간 펼쳐진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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