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발생한 금광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인부 중 일부가 아직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밤 북(北)술라웨시주 볼라앙 몽온도우 군(郡) 롤라얀 지역에서 불법으로 운영되던 금광이 무너져 인부 수십명이 매몰됐다.
사고 현장에서는 전날 저녁까지 중경상을 입은 인부 19명이 구조되고 시신 6구가 발견됐다.
재난 당국 관계자는 "이 외에도 무너진 바위에 한쪽 다리가 깔린 인부 한 명이 있었다. 구조하려면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이송 중 출혈 과다로 숨졌다"고 말했다.
갱도 내부에는 아직도 약 30명의 생존자가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갱도를 막은 바위틈을 통해 식료품과 식수 등을 전달받기도 했다.
구조대원들은 추가붕괴 위험이 큰 탓에 중장비를 동원하지 못하고 삽과 맨손으로 돌덩이와 토사를 치우는 상황이다.
볼라앙 몽온도우 재난방지청의 압둘 무인 파푸퉁안 긴급대응반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간과 싸움을 하고 있다. 생존자들의 상태가 악화하고 있으며 갱도 내부에 생존에 필요한 산소가 충분한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매몰된 인부들의 친지도 구조작업을 거들며 가족을 찾고 있다.
아들이 갱도에 갇혀 있다는 현지인 남성 암린 심발라는 "바위 더미 아래 갇힌 아들이 목이 탄다면서 물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 너머로 물을 줄 수 있었겠느냐. 결국 그날 오후부터 아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며 애통해했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선 주민들이 무허가로 광산을 개발하다 전문성 부족이나 안전조치 미흡으로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잦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무허가 광산 개발을 금지하고 있지만, 오지이거나 가난한 지역의 경우 지방정부의 묵인 속에 개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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