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합의 무산 직후엔 "일정 예정대로" 밝혔지만 이후 분위기 달라져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베트남을 공식친선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정을 앞당겨 오는 2일 오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외교소식통이 1일 전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 2월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벌인 2차 핵담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하노이 바딘광장 주변에 있는 전쟁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에 헌화한 뒤 서둘러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승용차로 중국 접경인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한 뒤 특별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베트남 권력서열 2, 3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같은 날 오후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김 위원장의 귀국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푹 총리, 응언 의장과의 면담 일정을 1일 오후로 급히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앞서 1일 오후 주석궁 앞에서 열리는 환영식에 참석한 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할 계획이다.
이날 저녁에는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환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만찬장은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2차례 사전답사한 것으로 확인된 국제컨벤션센터(ICC)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55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공식친선방문'이라는 명칭을 썼지만, 국빈 방문과 같은 예우를 받는다.
이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방문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핵담판 합의가 무산된 28일 자정을 넘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예정에 없던 반박 기자회견을 하는 등 북한대표단 내에 격앙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김 위원장의 귀국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베트남을 떠난 이후 김 위원장이 중국에서 광저우(廣州) 등 남부의 개혁개방 상징 도시들을 들러볼지, 곧바로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구가 주석과 만날지, 아니면 평양으로 곧장 돌아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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