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3·1운동 100주년 당일인 1일 정오 전국 교회와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에서 동시에 종이 울렸다.
3·1운동 정신을 기리고 당시 희생된 선열을 추모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종교계가 일제히 타종식을 열었다.
법회가 열린 사찰에는 태극기 물결이 일었고, 성당에는 대형 태극기가 걸렸다. 교회에는 십자가와 함께 독립선언서가 놓였다.
종교계는 전국 곳곳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불교계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조계사 대웅전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법회를 봉행했다.
독립 순국선열 추모 헌화와 묵념 등에 이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선언문'을 낭독했다.
원행 스님은 "용성 스님, 만해 스님을 비롯한 33인 이하 조선 만민의 숭고한 독립자주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한다"며 "합심과 화합, 이해와 포용, 자비와 평화를 실천하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전국 사찰 1만5천500여 곳은 오전 11시 공동법회를 열고, 정오에 33번 타종했다.
민족대표 33인으로 나선 만해 한용운이 기거한 서울 성북구 심우장 참배 행사도 진행됐다.
조계종은 8일까지 한국불교역사기념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전시회를 여는 등 전시 및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기독교계도 교단별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은 이날 오전 10시 정동제일교회에서 기념 예배를 올렸다.
각각 기념 예배를 준비하던 두 기관은 종교적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했던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로 예배를 함께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선언문 '한국 그리스도인의 고백과 다짐'을 바탕으로 행복, 다양성, 여성, 청년, 경제정의, 한반도평화 등 12가지 주제에 대해 기도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광주대교구, 제주교구 등은 이날 3·1운동 100주년 기념 미사를 열었다.
서울대교구는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지난 28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올리고 참된 평화가 우리 시대에 실현되기를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우리는 3·1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뿐 아니라 선조들이 행했던 용기와 희생을 우리도 실제로 사랑을 실천하고 정의를 구현하고 진리를 증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이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하고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인정하지 않은 일제강점기 천주교회의 과오를 반성한 것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반성의 뜻을 표했다.
3·1절 오후에는 7대 종단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주최로 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기념공연 등과 함께 자유·평화·상생을 주제로 '제2 독립선언' 의미를 담은 100주년 선언문이 발표된다.
3·1운동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천도교는 이날 오전 11시 전국 교당에서 3·1운동 기념식을 열고 거리행진을 했다.
참가자들은 중앙대교당, 인사동 태화관, 탑골공원을 거쳐 천도교 3세 교조로 3·1운동을 주도한 손병희 동상을 참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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