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클럽 감독과 겸임…"올림픽 출전권 획득 노력에 지장 없을 것"
"한국 선수들 기술 좋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테파노 라바리니(40·이탈리아) 감독이 공격적인 배구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1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격적인 배구, 빠른 배구, 균형적인 배구, 간결한 배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 1월 25일 여자배구 대표팀을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에 올려놓을 지도자로 라바리니 감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배구 최초의 외국인 국가대표 감독이 탄생한 것이다.
브라질 벨로호리존테의 미나스테니스 클럽의 감독이기도 한 라바리니 감독은 브라질 리그 시즌 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한국에 도착한 라바리니 감독은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경기 참관, 협회 관계자들과 회의 등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3일 브라질로 출국할 예정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한배구협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주셔서 감사하다. 대단히 큰 기회여서 기대가 크다.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모든 스포츠인의 꿈을 향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해서 흥분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저는 이탈리아 사람이고, 유럽이 주 활동 무대여서 한국, 아시아와 문화와 가치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우려도 있지만, 많이 배우고 조율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배구 스타일을 한 마디로 '공격적 배구'로 정의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서브부터 공격 전략을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영상을 보니 한국도 그런 스타일의 배구를 잘하고 있어서 나의 강점과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나의 주특기가 발현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격적 배구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라바리니 감독은 "서브를 미들 블로커가 받아서 전술을 전개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코트 안에서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4명의 공격수가 모두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을 선호한다. 네트를 넓게 쓰는 공격 방식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공이 상대 코트에 있을 때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기를 기대한다며 "상대의 실수로 기회를 잡는 것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수비도 공격의 일부라는 생각이다.
그는 "디그는 좋은 공격을 하는 첫 번째 단계다. 디그를 위한 디그가 아니라, 공격을 위한 디그를 해야 한다. 디그는 공격의 기회를 잡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문이 이어졌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대답하기 시기상조"라며 선수들을 파악하려고 한국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평균적으로 기술적 역량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그 기술적 토대에 제가 잘하는 배구를 잘 입혀서 최고의 역량을 갖춘 팀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브라질 클럽 감독으로서 시즌(1∼4월) 중에 3일이나 자리를 비우는 것은 엄청난 공백이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현장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에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11번, 13번, 20번, 4번…" 등 한국 공격수와 센터들이 V리그에서 사용하는 등 번호를 일부 언급하기도 했지만, "그들이 어떻다고 발언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실제 선수들과 훈련하며 파악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브라질 클럽 감독 일정과 한국 대표팀 일정이 겹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다른 일 때문에 대표팀 일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대표팀은 오는 8월 세계예선전에서 러시아, 캐나다, 멕시코를 제치고 E조 1위를 차지하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다. 강팀인 러시아가 버티고 있어 쉽지 않은 계획이다.
세계예선에서 탈락하더라도, 내년 1월 아시아 예선에서 1위를 하면 출전권을 얻는다.
문제는 1월은 브라질 클럽 시즌 기간이라는 점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두 가지 직무를 겸임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충분히 인지한 상황에서 계약했다. 사실 내년에 내가 브라질 클럽에 있을지 이탈리아 클럽에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나의 에이전시는 내가 내년 1월에 아주 바쁠 것을 알고 일정을 짤 예정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예선에서 출전권을 해결하면 가장 좋지만, 실패하더라도 아시아 예선에서는 꼭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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